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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중국발 전기차 가격전쟁서 살아남을 묘수는?

오피니언 기자수첩

중국발 전기차 가격전쟁서 살아남을 묘수는?

등록 2024.03.12 16:39

박경보

  기자

reporter
최근 들어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팔리는 전기차들은 내연기관차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데요. 최근 BYD는 중국 현지에서 소형 전기차 '시걸'의 판매가격을 우리 돈 1500만원 수준까지 내렸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BYD는 지난해에 300만대가 넘는 친환경 차를 판매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톱10에 들기도 했는데요. BYD는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70% 이상을 자체 생산한 덕분에 경쟁자들에 비해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BYD가 전기차 가격을 내리자 테슬라도 덩달아 가격을 내리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초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각각 5.9%, 2.8%씩 할인했는데요. 여기에다 이달 말까지 최대 640만원가량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업체들과 가격 경쟁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테슬라는 '기가캐스팅'이라는 혁신적인 생산공법을 통해 경쟁자들 대비 약 40%가량 생산비용을 낮췄습니다. 기가캐스팅이란 초대형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장비를 통해 차체 등의 부품을 한 번에 찍어내는 공법입니다. 무엇보다 테슬라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만큼의 판매를 이어가고 있죠.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미래에 테슬라와 BYD만 살아남게 되는 것 아니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성능과 품질,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BYD와 혁신성으로 똘똘 뭉친 테슬라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질 않는다는 겁니다.

테슬라와 BYD의 공격적인 가격할인은 놀랍다 못해 두렵기까지 합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품질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경쟁자들만큼 저렴하게 팔긴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현대차‧기아 등 우리 완성차 업계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적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의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이 가장 중요해진 상황이지만, 단순히 싸게만 판다고 해서 경쟁자들을 이기긴 어렵다고 봅니다. 비슷한 가격이거나 오히려 더 비싸더라도 기꺼이 '한국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매력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최대 주행거리, 충전 속도, 동력성능 커넥티비티 서비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기본적인 품질을 확보하는 건 당연하겠고요. 한국산(현대차‧기아) 전기차라고 하면 딱 떠오를 만한 이미지가 있었으면 합니다. 독창적인 디자인이 될 수도 있고, 테슬라와 BYD엔 없는 혁신적인 신기술일 수도 있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다양한 재밌는 기능들이 녹아들었으면 합니다. 지금의 아이오닉 시리즈와 EV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안이 너무나 많습니다.

테슬라와 같은 제조공정에서 혁신도 빠르게 이뤄졌으면 합니다. BYD와 마찬가지로 배터리 등 핵심부품을 서둘러 내재화하는 노력도 필요하겠고요. 미래에 보조금이 완전히 없어져도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국내 부품업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테슬라와 BYD의 양강 체제 구축은 우리 경제 전반에도 매우 큰 위기입니다. 그들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완전히 움켜쥐기 전에, 현대차‧기아 등 우리 완성차업체들의 번뜩이는 모습들이 나와 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치 테슬라가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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