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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한미 오너家 공방 '팽팽'···"OCI 통합, 을사늑약과 유사" VS "그룹 성장 위한 것"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한미 오너家 공방 '팽팽'···"OCI 통합, 을사늑약과 유사" VS "그룹 성장 위한 것"

등록 2024.02.21 19:30

유수인

  기자

한미측 "창업주 타계 후 송 회장이 경영권 갖기로 합의"임종윤 "이사회서 의견 묵살, 그룹 시계 멈춰"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대상으로 제기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 첫 심문이 이날 오후 수원지방법원(제31민사부, 재판장 조병구)에서 열렸다. 한미약품그룹 제공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대상으로 제기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 첫 심문이 이날 오후 수원지방법원(제31민사부, 재판장 조병구)에서 열렸다. 한미약품그룹 제공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모녀와 두 아들이 팽팽한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대상으로 제기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 첫 심문이 이날 오후 수원지방법원(제31민사부, 재판장 조병구)에서 열렸다.

이번 심문은 이들 형제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에 대한 발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이다.

앞서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은 각 사 현물 출자와 신주 발행 취득 등을 통해 통합하는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OCI그룹의 지주회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하고, 오너가 둘째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임 형제측은 심문에서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와 같은 방식의 신주 발행은 법에 어긋나고, 양사간 통합이 사실상 합병임에도 특별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이번 신주 발행이 표면적으로는 경영상 목적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은 모친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측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고 경영권 분쟁 중인 임종윤 사장측을 경영권에서 배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신주인수권과 주주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그룹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임종윤 사장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고, 이번 신주발행을 결의하기 전까지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사장 양측간에 경영권 분쟁이 존재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며 "아무런 대안 제시도 없이 그룹 성장과 도약을 방해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룹측은 이번 신주발행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부족한 유동성을 확보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500억원 상당의 단기차입금 중 일부를 변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 R&D 재원 확보, 사업 다각화, OCI그룹과의 협업을 통한 해외사업망 구축 등 다양한 경영상 과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미그룹은 부족한 유동성 해결이 시급한 과제였다. 한미사이언스 유동성 비율은 2023년 3분기 기준 약 24.9%, 한미약품도 50%에 불과해 유동성 비율이 100~300%에 이르는 경쟁사 대비 취약한 수준이다.

아울러 R&D 명가라는 과거 위상과는 달리, 2020년 매출액 대비 21%에 이르던 R&D 투자는 2022년 13.4%로 급감한 상황으로, 혁신신약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R&D 투자재원의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미그룹은 OCI그룹의 풍부한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사업망을 확대하고, 그동안 자금문제로 미뤄왔던 공장설비 투자, 전산시스템 투자 등 다방면에 자금 투입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신주발행결정 이전에 이미 경영권 분쟁 상황이 존재했다는 임종윤 사장측의 주장도 강하게 부인했다.

우선 임성기 창업주가 타개한 직후 공동상속인들의 상속재산분할협의 과정에서 송영숙 회장이 임종윤 사장을 포함한 자녀들 대비 2배의 지분을 상속받기로 합의가 이뤄짐으로써 송 회장이 경영권을 갖기로 하는 합의가 이미 성립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장남이 회사 지분을 최대한 많이 상속받는 재계의 일반적 관행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후 임종윤 사장은 2020년 8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도록 했고, 임기가 만료되는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을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임기가 만료되는 송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을 포기하고, 모친의 재선임에 찬성했다는 것은 양측간에 경영권 분쟁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동생인 임주현 사장은 본인도 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 대출을 받아 임종윤 사장에게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무담보로 대여했고, 현재까지도 위 대여금을 회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경영권 분쟁 중인 상황이라면 과연 임주현 사장이 임종윤 사장에게 거액의 자금을 무담보로 대여했겠냐"며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는 임종윤 사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은 2021년 10월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현물출자방식으로 처분해 상장회사인 DX&VX의 최대주주가 됐고, 이후에도 한미사이언스 주식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위 회사의 지분을 늘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 중이라면 다른 재산을 처분해 오히려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늘렸을 것이다. 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의 지분을 처분해 다른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미그룹은 모녀가 '상속세 납부재원 마련'이라는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를 통해 OCI그룹에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는 임종윤 사장측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송 회장 등은 본인들이 가진 구주 양수도를 통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한 것이며, 송영숙 회장 등이 OCI그룹이 아닌 다른 누구에게 주식을 매각했더라도 한미그룹 입장에서는 이와 별개로 유동성 확보와 경영상 당면 과제 해결이라는 고유의 경영 목적 달성을 위해 추가적 자금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다.

그룹측은 "임종윤 사장측이 송 회장 등의 구주 매각과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의 목적과 동기를 뒤섞어 근거 없는 비난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측이 회사가 처한 재무적인 어려움을 외면한 채 아무런 대안 제시도 없이 법적 조치까지 취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이 자금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소수주주들에 기대어 주주배정방식 유상증자를 시행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방안이고, 현재와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은 오히려 회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뿐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룹측은 "과연 임종윤 사장측이 유동성 문제 해결과 R&D 명가 재건을 위한 회사의 노력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신주발행을 통한 OCI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는 한미약품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한 기업가치의 제고는 전체 주주의 이익으로 되돌아갈 것을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종윤 사장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송영숙 회장 단독으로, 한미약품그룹의 전문성과 무관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요식적 결의로 강행된 OCI 홀딩스와의 '밀약'을 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과 체결한 을사늑약에 비유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며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박탈당하고 통감부가 설치됨으로써 주권을 빼앗겼던 역사적 교훈과 마찬가지로 한미사이언스는 명실상부한 최상위 지주사에서 자율권을 빼앗긴 중간지주사로 전락함으로써 경영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의 의사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일부 대주주의 짬짬이 거래로 기업을 팔아 먹는, 작금의 현실은 소름 돋을 정도로 을사늑약과 일치하는 상황으로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정관 제2조 제1항을 언급하며 "'자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 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 경영지도, 정리, 육성하는 지주사업'이 기본적인 목적이고, 지주사는 기업 집단의 지배 회사라는 것이 정의이고 존재이유일 터"라며 "한미사이언스를 다른 지주사의 중간지주사 내지 자회사로 전락, 편입시키는 결정은 곧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권을 양도하는 경영권 상실을 의미한다. 이는 명백히 정관상 사업 목적에 위배되는 배임행위이자 직무유기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친 타계 이후 송 회장과 한미사이언스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임시주주총회 개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주총 직전 열린 이사회에서 전문성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그룹 경영에 관한 제 의견이 묵살됐다. 감시와 협의의 기능을 상실한 이사회 구성, 1인 체제의 개인 경영권을 강화해 언제든지 사리사욕에 의거한, 부도덕한 결정을 강행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되었음을 인지했다"며 "그때부터 한미약품그룹의 시계는 멈췄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적대적 인수·합병의 결정은 반드시 미수에 그쳐야만 한다. 대주주로서, 창업주의 아들로서 한미약품그룹의 추락과 멸망을 방관하지 않겠다"며 "한미사이언스-OCI 홀딩스의 부정하고 불법적인 계약에 따른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위법하고 주주와 임직원의 권리가 반드시 보호돼야 함을 드넓게 알리고, 호소하는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다음 심문 기일은 다음 달 6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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