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16일 일요일

  • 서울 19℃

  • 인천 18℃

  • 백령 19℃

  • 춘천 18℃

  • 강릉 19℃

  • 청주 21℃

  • 수원 19℃

  • 안동 20℃

  • 울릉도 21℃

  • 독도 21℃

  • 대전 20℃

  • 전주 21℃

  • 광주 22℃

  • 목포 22℃

  • 여수 23℃

  • 대구 22℃

  • 울산 19℃

  • 창원 21℃

  • 부산 21℃

  • 제주 19℃

오피니언 수익 잔치 재건축 시대의 종말···중‧고층 재건축 시대 과제는

오피니언 기자수첩

수익 잔치 재건축 시대의 종말···중‧고층 재건축 시대 과제는

등록 2024.01.24 15:47

장귀용

  기자

reporter
일반분양 수익으로 조합원들이 헐값에 새 아파트를 받던 시대가 끝을 보이고 있다. 이젠 낡고 병든 아파트를 새집으로 만드는 재건축의 본질만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 시기다. 정부와 지자체도 앞선 단지들의 기준에 맞춰 만들었던 규제를 풀 방법을 고민할 때다.

재건축은 원래 있던 건물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건물이 높아지고 공간도 넓어진다. 건물주(아파트의 소유주들)는 이 넓어진 공간을 팔아서 철거비와 공사비 일부를 충당한다. 넓어진 공간을 파는 것을 흔히 '분양'이라고 한다. 사고 싶은 사람이 많을 때 조건별로 점수를 매겨서 분양 자격을 주는 것을 '청약'이라고 한다.

예전엔 분양 수익이 충분해서 기존 소유주들이 돈을 벌기도 했다. 소유주들은 돈을 벌었지만 사람이 늘어난 탓에 차도 막히고 주변 공공시설도 이용자가 많아져 빨리 낡게 됐다. 그만큼 사회적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들은 재건축할 때 일정 비용을 공공에 내놓게 했다. 기부채납과 임대주택공급 등 공공기여가 탄생한 배경이다. 그러고도 돈이 남은 단지엔 세금을 내게 했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가 이렇게 태어났다.

이제는 이 논리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다. 현재 재건축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는 일반분양 한 채에 수십억의 분양가를 받는 강남 일대와 30평 이상 중대형아파트, 5층 미만의 저층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먹혔던 논리다. 아직 조합도 만들지 못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와 1기 신도시, 지방택지 도시엔 맞지 않는 옷이다.

이들 단지 대다수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탓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이 막힌 단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당수가 12층 이상 중‧고층 아파트다. 층수가 낮더라도 가구별 평수가 좁은 곳도 많다. 이들 모두 부지면적에 비해 소유주가 많아, 일반 분양주택을 만들 여력이 부족하다. 일반분양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보니 재건축에 필요한 철거비와 공사비를 주민들이 십시일반 해야 한다. 분담금 폭탄이 불가피하다.

안 그래도 사정이 넉넉지 못한 외곽지역 중‧고층 단지엔 공공기여는 무덤이다. 소유주가 많은 탓에 일반분양 없는 1:1 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강남과 달리 집값이 극적으로 뛰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원래부터 가구 수가 많은 탓에 공공기여는 사정이 넉넉한 강남권 단지나 저층 재건축보다 더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령 '공원녹지법'(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만 해도 과도한 부담이다. 이 법에 따르면 1000가구 이상 주택을 지으면 전체부지의 30%, 그 이하인 경우 20%를 녹지로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단지 내 조경이 중요한 시대라고 해도 전용 60㎡ 이하 소형주택으로 이뤄진 중‧고층단지 서민들에겐 부담이다. 이 법대로라면 재건축할 때마다 30%씩 헌납해 종국엔 밀림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분담금 폭탄을 맞은 서민 단지에선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큰 어려움 중 하나다. 공공임대주택은 매각 금액이 터무니없다는 게 문제다. 금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건축비의 57%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가구 수에 따라 조성해야 하는 지하 주차장과 공원 등 공용부분에 들어간 비용은 매각금액에 포함이 안 된다. 종상향으로 얻은 용적률의 절반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땅값마저 안 준다. 1채를 지을 때마다 적자다.

서민 단지에는 이러한 과도한 공공기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전체 가구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전용 60㎡ 이하 소형아파트로 공급하는 경우 기준을 낮춰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 가구의 90% 이상 전용 60㎡ 이하로 짓는 서민 단지에는 임대주택 공급의무를 줄여주는 식이다.

다행히 1기 신도시는 '노후도시특별법'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출구를 열어놓았다. 용적률을 올려주는 동시에 공공기여에도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도록 일종의 '규제샌드박스'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이외에 비슷한 처지에 있는 곳들도 형평성을 맞출 필요가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일성에서 다양한 형태인 주택의 공급을 말했다. 아파트와 빌라, 원룸 같은 전통적인 구분법도 있겠지만, 대형호화아파트와 중산층의 중형아파트, 서민들의 소형아파트 같은 새로운 접근법도 필요하다. 미래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도시혁신'이 요구된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