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06일 금요일

  • 서울

  • 인천

  • 백령

  • 춘천

  • 강릉

  • 청주

  • 수원

  • 안동

  • 울릉도

  • 독도

  • 대전

  • 전주

  • 광주

  • 목포

  • 여수

  • 대구

  • 울산

  • 창원 7℃

  • 부산 7℃

  • 제주 8℃

금융 KDB생명 '5수째' 매각도 실패···고민 깊어지는 산은

금융 은행

KDB생명 '5수째' 매각도 실패···고민 깊어지는 산은

등록 2023.10.19 16:41

정단비

  기자

공유

하나금융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 부합 안 해"KDB생명 재무 정상화 투입 자금 부담 느낀 듯산업은행 "기업가치 제고 및 시장 상황 고려"

KDB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 '5수째'에 나섰지만 결국 불발됐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KDB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 '5수째'에 나섰지만 결국 불발됐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KDB생명의 매각 '5수째' 도전이 결국 또다시 무산됐다. 유력한 인수 후보군이라고 평가됐던 하나금융지주가 인수 포기 의사를 표하며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DB생명을 다시 품에 안게 된 KDB산업은행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KDB칸서스밸류PEF(이하 'KCV PEF')는 지난 18일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KDB생명보험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하나금융지주와의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약 20여년 만에 산업은행의 품을 떠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 이어 KDB생명도 질긴 인연을 끊고 새로운 주인을 찾을 것으로 부풀었던 기대감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4차례 매각 시도에도 번번이 돌아왔던 KDB생명이 5차례 도전에도 KDB산업은행을 떠나지 못한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하나금융은 KDB생명 매각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자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려는 하나금융의 니즈와 수차례에 걸쳐 새주인 찾기에 나섰던 산업은행의 니즈가 맞아떨어져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인수자로 나선 곳이 국내 주요 5대 금융지주인 하나금융이라는 점에서 자금 여력은 충분해 인수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됐다.

그러나 한 달, 두 달 가까이 시일이 흐르면서 결국 KDB생명의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이 나왔고 이는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 포기와 관련해 "KDB생명 인수는 지주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인수를 포기하게 된 더욱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은행 측에도 인수 포기 의사만을 전달했을 뿐 구체적인 사유는 설명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CV PEF의 업무집행사원으로서 KDB생명보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매각 비용 외에도 인수 이후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KDB생명의 매각가는 약 2000억원(시장 예상가)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매각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KDB생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비용이 수천억 원 가까이 투입돼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1425억원을 증자하고 216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는 등 올해만 수차례에 걸쳐 자금을 수혈하며 남다른 매각 의지를 보였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도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 자신감을 보였던 바 있다. 강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매각 도전만 다섯번째이지만 이번엔 과거 4차례의 매각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다수의 원매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번 본입찰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KDB생명은 여전히 취약한 재무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 KDB생명의 2분기 6월 말 K-ICS 비율(경과조치 전 기준) 비율은 67.5%로 감독당국 권고치(150%)를 밑돌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2367.23%에 달한다.

이에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KDB생명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내기는 힘든 데다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한 비용 부담이 높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매각 '6수째'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재무 건전성 확보가 M&A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권 관계자는 "KDB생명의 재매각을 위해서는 재무구조를 정상화해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