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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美 자동차 빅3 파업에 현대차 조용히 웃는 이유

산업 자동차

美 자동차 빅3 파업에 현대차 조용히 웃는 이유

등록 2023.09.18 14:33

박경보

  기자

빅3 동시 파업에 재고 감소···공급자 우위 강화 美 인센티브 인상 최소화로 피크아웃 우려 상쇄노조 결성 가능성도···관건은 파업 성공 여부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준중형SUV 투싼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준중형SUV 투싼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 노조가 일제히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조용히 웃고 있다. 시장 내 전체 물량이 감소하면서 재고 부족에 따른 공급자 우위가 강화될 수 있어서다.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를 인상해 왔던 현대차에 빅3의 파업이 수혜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지난 15일(한국시간) 파업에 나섰다. 이에 따라 GM 웬츠빌 공장, 포드 미시간 공장, 스텔란티스 오하이오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다. 미국의 빅3 자동차 회사가 동시에 파업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UAW는 4년 동안 임금인상 36%,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 전통 퇴직연금 복원, 생활비 인상 등을 요구해 왔다. 반면 3사는 20% 안팎의 임금인상 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UAW의 조합원 14만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는 무려 96%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번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게 된 공장들은 지난해 65만1000대를 생산했다. 이는 미국 전체 소매 판매의 4.5%에 해당하는 규모다. ▲GM은 쉐보레 익스프레스, 콜로라도 등 20만6000대, ▲포드는 브롱코, 레인저 등 20만대 ▲스텔란티스는 지프 랭글러, 글래디에이터 등 25만5000대 등이다.

미국의 자동차 빅3가 일제히 파업에 나서면서 미국 시장이 주력인 현대차에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현대차는 UAM에 소속돼 있지 않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이 누적에 따른 처우 개선 요구가 확산될 수 있어서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자동차 공장을 두고 있고, 조지아주에는 2025년 연공을 목표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신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39만대, 30만대 수준이다.

지난 2005년 5월 준공된 앨라배마 공장은 현대차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싼타크루즈(컴팩트 픽업트럭) ▲싼타페(중형SUV) ▲투싼(준중형SUV) ▲쏘나타(중형세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준중형세단) ▲제네시스 G70 전기차 등이 생산되고 있다.

인센티브 전년比 488% 급증···ASP 재차 높일 기회
UAM의 파업은 현대차의 비용 증가 우려를 높이고 있지만, 일단 호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생산이 중단되는 차종들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는 아니지만 경쟁 완화에 따른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UAW의 파업으로 신차 공급이 축소되고 재고가 감소할 것"이라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되면 평균 신차 가격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재고는 1개월 치 수준인 130만대에 불과하다.

이어 "한국, 일본, 독일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의 고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재고 증가와 대기 수요 감소에 따른 피크아웃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투싼이 미국 현지 판매망 앞에 전시돼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현대차 투싼이 미국 현지 판매망 앞에 전시돼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올해 3분기 피크아웃 우려로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상태다. 현대차의 3분기 컨센서스는 3조4477억원이지만, DB금융투자는 2조7204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36%나 쪼그라든 수치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 심화 여파로 꾸준히 인센티브를 늘려왔다. 현대차의 8월 인센티브는 240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8.5%나 폭증했다. 업계 최저 수준이었던 현대차의 인센티브는 미국의 평균치인 2372달러와 비슷한 수준까지 높아졌다. 대기수요가 줄어들고 일본 업체들의 생산이 정상화된 영향이 크다.

하지만 UAW의 파업으로 경쟁이 약화되면 현대차는 ASP(대당 평균 판매가격)을 재차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미국공장 합산 판매량이 연중 최고치인 7만대를 찍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일본업체 우선 수혜···파업 장기화할수록 현대차에 유리
다만 일각에선 현대차보다 일본업체들의 수혜가 더 클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대차는 픽업트럭(싼타크루즈)를 판매하고 있지만 콜로라도, 레인저, 글래디에이터 등 생산이 중단된 모델들과 세그먼트가 달라서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생산이 중단되는 모델은 대형 세그먼트 중심이어서 빅3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생산 대수 차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면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직접적인 경쟁모델이 없어 일본업체들이 우선적인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빅3의 임금인상 폭과 장기화 여부에 따라 현대차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임금인상 폭이 낮을수록 현대차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생산 중단 차종이 현대차의 경쟁모델은 아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소비자들은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파업이 성공해 빅3의 임금이 크게 오른다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노조 결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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