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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패러다임 바뀌는 비만 치료 시장, 판 커졌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NW리포트

패러다임 바뀌는 비만 치료 시장, 판 커졌다

등록 2023.09.08 10:01

유수인

  기자

삭센다·위고비 돌풍···GLP-1 제제 '각광' 기존 식욕억제제 기능에 '혈당조절' 효과 부작용 위험↓, 글로벌 시장 22조로 성장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28억달러(약 4조원)에서 오는 2028년 167억달러(약 2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28억달러(약 4조원)에서 오는 2028년 167억달러(약 2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뇨 치료제로 사용되던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 계열 약물이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기 시작하며 관련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LP-1 제제는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췌장의 베타 세포에서 생성되는 이 호르몬은 체내 인슐린 합성 및 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삭센다' 출시 후 식욕억제제→GLP-1 제제 처방 변화
GLP-1 제제가 비만 치료 시장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건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가 비만 치료제로 출시되면서부터다.

삭센다는 당초 '빅토자'라는 제품명의 당뇨치료제로 사용돼 왔으나 임상 도중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리라글루타이드의 용량 변경을 통해 비만 치료제로 개발됐다. 삭센다는 임상시험에서 대상자의 체중을 5~10%가량 감소시키며 '기적의 비만약'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삭센다가 나오기 전까지 비만 치료 약물은 뇌하수체의 특정 부분을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항정신성의약품이 주로 처방돼왔다. 국내에서 식욕억제제로 허가받은 성분으로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로카세린,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 등이 있다.

삭센다를 제외하고 임상 현장에서 주로 처방되는 약물은 '큐시미아'다. 경구용인 큐시미아는 식욕억제 효과가 있는 팬터민과 토피라메이트 성분의 복합제다. 토피라메이트는 원래 항경련제이나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돼 비만 치료에 쓰이고 있다.

특히 큐시미아는 가격적인 면에서 삭센다보다 경쟁력이 있다. 국내에서는 비만 치료제에 건강보험이나 실비보험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삭센다의 경우 한 달 치료비용이 45만~5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큐시미아는 15만원 정도다.

'식욕억제+혈당조절+체중감량'···당뇨·비만약 시장서 뜨는 'GLP-1 제제'
향후에는 GLP-1 제제 계열의 비만 치료제가 시장을 주도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기존 비만 치료제들의 주요 기능인 식욕억제와 더불어 뛰어난 체중감량, 혈당조절 등의 효과를 볼 수 있고 상대적으로 마약 성분 의약품보다 부작용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또 전세계적으로 당뇨·비만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선미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큐시미아는 식욕억제 효과가 좋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환자들의 부담이 크지 않아 여전히 많이 처방되고 있다"면서도 "당뇨가 동반된 환자라면 삭센다를 쓰는 추세다. 혈당강하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뇌에 작용하는 약물은 불면 등 수면과 관련한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삭센다는) 그런 면에서 부작용이 덜하다"며 "다만 GLP-1 제제도 소화불량, 미식거림, 변비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내시경검사가 예정돼 있다면 일주일정도는 끊는 것이 좋다. 일부 내분비질환자들도 처방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GLP-1 제제 계열은 기존 식욕억제제들처럼 뇌에 명령을 내려 식욕을 억제하는 한편, 혈당을 조절해주는 효과도 있다. 항정신성의약품과 같은 의존 문제 위험도 크지 않다"며 "앞으로도 GLP-1 제제 계열의 효과 높은 주사제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1일1회 투여 방식의 삭센다보다 투여 편의성을 높이고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는 GLP-1 계열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잇달아 출시했다.

위고비 또한 지난 2017년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이란 이름의 제2형 당뇨 치료제로 먼저 허가받은 약물이다. 비만 치료제로는 지난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주사 횟수는 주 1회로 줄여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으나 '오젬픽'(성분 세마글루타이드)이 오프라벨(허가 외 처방) 방식으로 비만 환자에 사용 중이다. 오프라벨은 의사의 전문적 판단 하에 처방하는 방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 치료제 부문에서는 GLP-1 치료제 매출이 전년보다 50% 증가했고, 비만 치료제는 전년 동기 대비 157% 급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 한국바이오협회 제공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 치료제 부문에서는 GLP-1 치료제 매출이 전년보다 50% 증가했고, 비만 치료제는 전년 동기 대비 157% 급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현재 공급량 부족 사태를 겪을 정도로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는 올 2분기에만 약 7억3500만달러(약 9862억2300만원)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의 올 상반기 매출액도 전년보다 30%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 치료제 부문에서는 GLP-1 치료제 매출이 전년보다 50% 증가했고, 비만 치료제는 전년 동기 대비 157% 급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GLP-1 시장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시장 점유율은 54%에 달한다.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지난 5월 기준 92%를 차지했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노보 노디스크의 올 상반기 매출이 30%나 급증했다는 것은 신생 GLP-1계열 당뇨치료제와 비만치료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와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로 지난 5월 기준 글로벌 시장은 당뇨치료제의 경우 전년 대비 15%, 비만치료제는 108% 증가했다"고 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환자 편의성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경구용(먹는)으로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고용량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후기 임상 시험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의 체중을 15%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회사는 올해 말 미국과 유럽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최근에는 지난해 당뇨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가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마운자로는 GLP-1과 더불어 또 다른 호르몬인 'GIP'에 이중 작용해 위고비보다 뛰어난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임상3상 시험에서 최대 24kg의 체중 감량을 기록하는 등 전례 없는 체중 감소 효과를 보여줬으며, 주 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

마운자로도 현재 비만 치료제로는 오프라벨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데, 지난해 처방실적이 5억달러(6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비만을 적응증으로 한 허가는 연말쯤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당뇨 치료 목적으로 허가 받았다.

국내서도 개발 속속···글로벌 비만약 시장, 2028년 22조원 전망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의 등장 이후 당뇨‧비만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GLP-1 계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28억달러(약 4조원)에서 오는 2028년 167억달러(약 2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2020년 사노피가 반환한 장기지속형 GLP-1 바이오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후속 개발을 통해 비만 등 대사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비만 적응증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체중 감소는 물론 혈당 조절까지 유도하는 비만치료제 'DA-1726'을 개발하고 있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 물질로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기전을 나타낸다. 회사는 올 하반기 중 글로벌 임상 1상 IND 신청에 나설 방침이다.

일동제약은 GLP-1제제 기전의 신약후보 물질 'ID110521156'에 대해 지난 6일 식약처로부터 임상1상 IND 승인을 받았다. 회사는 임상 개발 등 상용화 작업의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을 타깃으로 하는 경구용 신약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ID110521156'은 GLP-1 호르몬과 동일한 기능을 갖는 신규 화합물로서, 펩타이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 기반의 약물에 비해 저분자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물질 구조상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대원제약과 라파스는 주사제인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후보물질 'DW-1022'의 임상 1상 IND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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