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카피 만들고 상품 선별···유통업계의 AI 활용법

롯데마트·슈퍼, AI 선별 사과 선봬···현대百 광고 카피는 AI가

GS25, 챗봇 활용 하이볼 출시···KT알파, 방송 BGM AI뮤직 도입

영주농협 부석APC에 설치된 AI 선별기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제공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케팅 문구 제작에 활용할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개발부터 상품 선별, 나아가 제작에도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슈퍼는 대형마트 최초로 AI 선별 기술을 적용한 'AI 선별 영주 소백산 GAP 사과'를 출시했다.

롯데마트 과일팀 상품기획자(MD)는 영주농협 부석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와 협업해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사과의 당도와 품질을 이전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검증하도록 했다. 특히 저장 말기의 주요 품질 불량 원인인 갈변 현상과 미세한 외관 흠집 상품 선별을 대폭 개선했다.

AI 선별 시스템은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기술이다.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첨단 AI를 활용한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을 더했다. AI 선별 기술은 중량과 당도 외에도 품목별 특성을 반영해 수분 함량과 후숙도까지 측정할 수 있으며 복숭아 등의 과류에서는 성숙 전 핵이 갈라지는 '핵할' 현상도 선별이 가능하다.

GS리테일은 주류 제조사 부루구루와 손잡고 AI를 활용해 만든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이하 아숙업하이볼)을 선보였다. 아숙업하이볼은 맛부터 상품명, 가격까지 상품 기획의 전 과정에 걸쳐 챗봇 서비스 '아숙업(AskUp)'을 활용한 'AI 기획 하이볼' 주류 상품이다.

실제 아숙업하이볼은 개발 초기 한 달여 기간 동안 '맛있는 하이볼 레시피를 알려줘', '캔의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격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아숙업과 질문과 답을 주고받은 끝에 탄생했다.

아숙업은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지난 3월 카카오톡 채널에 론칭된 뒤 100만 친구를 돌파한 국내 대표 챗(Chat)이다. 이달 5일부터는 일본 등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도 론칭됐다. GS25는 이번 아숙업하이볼을 시작으로 다른 차별화 상품까지 AI 기술 응용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광고 카피, 판촉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된 초대규모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도입했다. 백화점업계에서 업계의 색깔을 입힌 마케팅 글쓰기에 최적화된 AI 시스템을 실무에 투입하는 건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루이스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기본 엔진으로 사용한다. 하이퍼클로바는 미국 오픈AI사의 GPT-3 대비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해 우리말을 가장 잘 이해하고 구사하는 초대규모 AI로 알려졌다.

루이스는 현대백화점 마케팅에 특화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현대IT&E가 직접 개발했으며 고도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배너 광고, 상품 소개 페이지 등 마케팅 문구 생성에 최적화된 이커머스 버전을 추가 개발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KT알파는 지니뮤직으로부터 AI음원을 공급받아 홈쇼핑 업계 최초로 AI뮤직을 도입했다. KT알파 쇼핑은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상품에 알맞은 키워드를 선정하고 AI뮤직을 통해 방송에 필요한 고정 배경음악(BGM)을 맞춤 제작해 활용할 계획이다.

KT알파는 홈쇼핑 방송 프로그램마다 고유의 AI뮤직을 활용해 다양해진 배경음악으로 방송 콘텐츠의 질적 차별화를 기대하고 있다. 식품 및 리빙 상품 시연이나 디테일 연출, 여행 등 무형상품 설명 시 음악을 통해 상황에 맞는 방송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표현한다.

이정호 KT알파 커머스사업부문장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도입한 AI뮤직을 통해 브랜드와 상품 이미지를 음악의 즐거운 느낌으로 기억할 수 있는 방송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지니뮤직과 지속 협업해 KT알파 쇼핑의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 및 고객소통채널에 AI뮤직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