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에도 올해는 업계의 도약이 기대된다. 이제 1분기가 막 지난 시점인데 바람 잘 날 없는 3개월을 보냈기 때문이다. 특히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이슈들이 터져 나왔고,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경영진 교체, 기술수출 호재 등으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게 했다.
가장 먼저 주총에서 '빅뉴스'를 내놓은 곳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연매출 3조원 클럽에 가입한 삼성바이오로직스다. 회사는 지난달 17일 처음으로 송도 본사에서 주총을 열고, 존림 사장을 이사회 의장 자리에 선임했다. 존림 사장은 주총 직후 직접 기자들에게 5공장 신설 계획을 최초로 공개했다. 5공장은 오는 2025년 9월 가동을 목표로 상반기 중 착공에 돌입하며, 생산능력은 총 78.4만 리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전체 가동을 앞두고 있는 4공장만으로도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5공장이 설립된다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과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사업계획을 밝히며 주목을 받은 기업으로는 보령이 있다. 보령은 오너3세가 주총장에서 '우주사업'의 청사진을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주총장에서 주주들의 질의에 직접 응답하며 투자 이유와 사업성을 강조했다.
대형 바이오기업으로 꼽히는 셀트리온은 서정진 명예회장의 경영복귀로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주총에 참석한 서 회장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그룹 총수가 직접 해외 영업을 뛰며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주주들의 숙원인 3사 합병 계획과 신약개발 등 다양한 신사업 추진 계획도 공개했다. 또 셀트리온의 '주총 문화'를 거듭 강조하며 주주들이 합심할 수 있도록 독려했고, 그의 강력한 리더십을 다시금 일깨웠다.
한미약품은 창립 50주년을 맞는 올해 새로운 R&D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대대적인 이사회 개편에 나섰다. 그동안 한미약품을 이끈 우종수 대표이사와 권세창 사장, 이관순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나고 박재현 제조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올 초 균주 출처를 둘러싼 법적 분쟁, 불법 수출문제 등으로 뒤숭숭했던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계도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 휴젤은 '매출 신화'를 쓴 최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을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1분기는 기술수출 성과도 눈에 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총 8건의 기술수출이 이뤄져 전년 동기보다 2건 늘었다. 총 규모는 2조15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174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계약상 비공개한 건이 3건 있어 전체 기술수출 계약규모는 이보다 웃돌 수도 있다.
올해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산업 육성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달 24일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2023~2027년)'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글로벌 블록버스터급(연매출 1조원 이상) 신약 2개 창출 ▲글로벌 50대 제약기업 3곳 육성 ▲의약품 수출 2배 달성 등을 통해 글로벌 6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그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성장하기 어려웠던 것은 이 산업에 대한 낮은 이해와 정부 지원 부족의 영향이 컸다. 신약개발에는 10년 이상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수반돼야 한다. 때문에 이 산업이 국가의 미래 먹거리가 되기 위해선 '가치'에 무게를 두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줄 필요가 있다. 경영진 교체, 새 사업 확보 등의 변화로 도약을 꾀하는 업계의 노력에 정부가 힘을 보태 시너지가 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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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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