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수요 살아난다···삼성전기, 中 리오프닝 '반색'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작년 中 매출액 20%↓

3월 이후 中 스마트폰 생산 성장세 전환

전장용 수요 '탄탄'···제품 라인업 지속 확대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 개선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중국 일부 도시 봉쇄와 스마트폰 업황 부진으로 MLCC 수요가 하락하며 올해까지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방산업의 업황이 긍정적으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9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삼성전기가 매출액 2조30억원, 영업이익 135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하락한 수치나 당초 전망치였던 1237억원보다 113억원 상향됐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스마트폰과 전장용 MLCC 수요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생산은 리오프닝 정책과 교체 수요로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전년 대비 성장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 교체 수요는 폴더블폰, 프리미엄폰 비중 확대가 기대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의 월평균 휴대폰 생산은 올해 1월 이월 물량을 감안하더라도 3000만대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3월 휴대폰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및 전월 대비 증가해 국내 휴대폰 부품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의 중국지역 매출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인 MLCC와 카메라모듈 등의 고객사를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확대하며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춰왔다. 2019년 기준 삼성전기의 삼성전자 및 관계사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 대비 47.1%였으나 2022년말에는 32.3%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기간 삼성전기의 중국 매출액은 2019년 2조1674억원에서 2021년 3조9764억원으로 2년 만에 83.5% 성장했다. 단 지난해의 경우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20.1% 줄어든 3조177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41.1%에서 지난해 33.7%로 줄었다.

전장용 MLCC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1분기에도 수요가 탄탄할 전망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MLCC 개수는 대당 1만8000~2만개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3배, 생활 가전제품의 4배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4분기 실적컨퍼런스콜을 통해 "단기 수요변동 가능성이 있으나 내연기관 대비 3배 수준의 MLCC가 채용되는 전기차는 전년 대비 30% 이상 판매 증가가 예상되며 레벨2 이상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을 탑재한 차량의 보급도 전년 대비 20% 가까이 확대되는 등 자동차 전장화 트렌드는 올해도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제품과 공정수준을 고도화해 인포테인먼트, ADAS용 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용 고온·고압품의 라인업도 시장 수요에 맞춰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EV 거래선 및 유럽 티어1 거래선의 판촉을 강화하고 신규 거래선 발굴도 지속할 예정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카메라모듈, FC-BGA까지 삼성전기는 전사적으로 전장부품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기준 MLCC 매출의 23%, FC-BGA의 22%, 카메라모듈의 13%가 차량 전자장치와 관련된 적용처에서 창출됐다. IT 관련 매출이 바닥을 친다면 그 다음으로 앞선 전장부품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