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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의선 체제 3년···모비스 지분 확보가 핵심

산업 재계 지배구조 2023|현대차그룹①

정의선 체제 3년···모비스 지분 확보가 핵심

등록 2023.03.09 07:30

박경보

  기자

현대모비스 지분율 '0.32%'···지배력 강화 여전히 숙제복잡한 순환출자 통해 경영권 행사···투명성 훼손 우려자금확보도 '난제'···전문가 "억지로 서두르면 부작용"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3년째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미완의 총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이 극히 낮아 지배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글로비스 지분 일부를 처분하는 등 실탄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배력 확대는 여전히 난제다.

지난 2018년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자리에 올랐던 정 회장은 2년 만인 2020년 10월 회장으로 취임하며 세대교체를 알렸다. 1999년부터 20여년간 그룹을 이끌었던 정몽구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정의선 체제'가 시작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의 영향력과 지배력은 여전히 높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개인 최대주주가 정 명예회장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7.19%에 달하지만 정 회장의 지분율은 0.32%에 불과하다.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차 역시 정몽구(5.39%) 명예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다. 반면 정 회장의 현대차 지분율은 2.65%로, 정 명예회장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대제철 지분도 11.81%나 보유한 정 명예회장은 여전히 그룹 전반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2018년 지배구조 개편안 헤지펀드에 '발목'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기업 가운데 유일한 순환출자고리를 가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기아의 지분 17.42%를 보유하고 있고, 기아의 최대주주는 현대차(지분율 33.88%)다. 또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지분율 21.64%)를 지배하는 대주주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은 ▲현대차(6.87%)→현대제철(5.84%)→현대모비스(21.64%)→현대차 ▲현대차(4.88%)→현대글로비스(0.7%)→현대모비스(21.64%)→현대차 ▲현대차(33.88%)→기아17.42%)→현대모비스(21.64%)→현대차 등 총 4개의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순환출자고리는 정 회장이 회장직에 오를 수 있는 배경이 됐지만 후진적인 지배구조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데다 지배구조의 투명성도 훼손하기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7.19%를 모두 물려받더라도 정 회장의 지분율은 7.51%에 그친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지난 2016년 기존 6개에서 4개로 줄었지만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했다. 현재 SK, LG, 롯데 등 대부분의 대기업집단은 지주회사를 세워 지배구조를 단순화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2018년 3월 순환출자고리를 끊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를 투자·핵심부품 사업과 모듈·AS 사업으로 분리한 뒤 모듈·AS 사업을 정 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안은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 회장은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지배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의 관건은 정 회장의 승계 자금에 쓰일 '실탄 확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무산된 상황에서 정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를 높이거나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상장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대차 순환출자 지배구조 놓고 의견 분분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순환출자고리는 대주주의 지분이 낮아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며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공격을 받을 수 있고, 단기적으로 차익만 보려는 투기자본의 유입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문제될 이유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정 회장의 지배력이 낮은 건 개인의 이슈일 뿐, 억지로 순환출자고리를 끊을 경우 부작용이 크다는 주장이다.

신현한 연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순환출자고리는 모회사의 자본을 부풀리는 이른바 '가상자본 만들기'가 문제로 많이 지적된다"면서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모회사보다 돈을 더 많이 벌게 된 자회사가 역으로 투자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순환출자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가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무리하게 순환출자를 끊으려 한다면 특정 계열사의 가치가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대주주의 지배력이 낮은 건 대주주 개인의 문제지 지배구조 자체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려면 대주주가 높은 지배력을 행사하며 소액주주를 무시하고 전횡을 일삼아야 할 것"이라며 "일본의 주요 대기업들도 순환출자고리를 잘 유지하고 있고, 국내 대기업들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대주주의 지배력만 강화하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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