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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공정한 호출은 존재할 수 있을까

전문가 칼럼 권용주 권용주의 모빌리티쿠스

공정한 호출은 존재할 수 있을까

등록 2023.02.28 17:42

수정 2023.03.07 13:03

공정한 호출은 존재할 수 있을까 기사의 사진

길에서 손 흔들며 택시 잡는 것을 영어로 표현하면 '택시 헤일링(hailing)'이다. 호출 중개 플랫폼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거리에서 헤일링, 즉 손 흔들며 택시 잡는 광경은 흔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호출은 존재했다. 지역별 사업자들이 전화 콜센터를 설립하고 이동이 필요한 사람이 전화를 걸면 호출 브랜드에 가입된 택시를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전화할 필요가 없는 비대면 호출 플랫폼이 등장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덥거나 추운 날 길에 서서 손 흔들지 않아도 되고 전화로 위치를 설명할 필요도 없어 국민 앱으로 자리잡았다. 그 결과 전화 콜은 사라졌고 이제는 호출 플랫폼이 없으면 불편한 세상이 됐다.

그런데 호출 플랫폼 등장 초반, 이용자들은 택시의 이동성을 선택의 항목으로 삼았다. 가까운 거리의 택시가 호출을 수락할수록 이동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호출 플랫폼은 이용자와 최대한 가까운 택시에게 콜을 던졌는데 이때 수락 여부는 철저히 택시 기사의 선택에 달렸던 것이 문제로 떠올랐다. 택시로선 빠른 시간에 최대한 수익을 부여하는 장거리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적지를 감추자는 의견이 개진됐지만 호출 수락율이 더욱 낮아질 수 있어 도입되지 못했고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강제 호출 배정이다.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고 택시에게 강제로 이용자를 배정했더니 단거리 이용자의 이동이 쉬워졌다. 하지만 '강제 배정'이라는 점에서 플랫폼 기업은 택시에 일종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했다. 그게 바로 이용자가 추가 부담하는 호출료 개념이다. 덕분에 택시가 부족한 시간에 플랫폼이 강제로 이동을 배정하는 택시는 단거리 위주의 운행도 적지 않았고 이용자의 불편함도 많이 줄었다.

소비자와 택시, 그리고 플랫폼의 3자 갈등과 논란도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먼저 소비자와 택시는 선택권 갈등을 벌이는 중이다. 사실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까지 소비자가 택시를 입맛에 따라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플랫폼 등장 이후 소비자의 택시 선택권이 점차 늘어나자 오랜 시간 소비자를 골랐던(?) 택시는 불편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택시는 이런 불만을 플랫폼에 쏟아낸다. 그런데 택시와 플랫폼의 경우 수익 극대화 측면은 동의한다. 요금이 오르고 심야 할증료가 오를수록 수수료와 택시 사업자의 수익도 오르니 이때는 연합군이다.

반면 요금 인상에 대해 소비자는 부담을 느끼되 플랫폼이 추구하는 소비자의 택시 선택권 확대는 반긴다. 각 자의 입장에서 서로의 이해가 때로는 맞기도 하고 가끔은 반대 편에 서기도 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런 삼각 관계자는 서로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런데 공정거래위원회가 특정 플랫폼 기업의 호출을 불공정으로 판정하고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 이용자가 택시를 호출하면 수수료를 가져가는 가맹택시를 우선 배차했다는 게 골자다. 그러자 플랫폼 기업도 강하게 맞섰다. 길에서 손 흔들며 택시 호출하는 불편함(?)을 줄여준 대가로 이용자에게 호출료를 받고 이동 가능한 택시를 강제로 빠르게 연결한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반발했다.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목적지를 가려는 택시가 있을 때 강제 배정을 받는 택시와 골라 태우는 택시 가운데 당연히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는 가맹 쪽을 우선 호출했을 뿐이라고 말이다. 오히려 공정함의 잣대만 보면 호출료를 낸 사람에게 냄새가 없는 새 차에 친절한 드라이버가 투입돼야 한다고 항변한다. 그리고 호출료가 없을 때는 공정하게 택시를 배정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공정위가 카카오택시와 대립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이용자의 택시 선택권을 확대할 것인가? 아니면 택시 사업자(기사)의 손님 선택권을 키울 것인가? 플랫폼은 소비자가 선택의 주도권을 가지려 한다는 점에서 이용자 중심의 택시를 중개하는데 치중한다. 반면 공정위는 택시 사업자(기사) 중심의 호출을 운영하라는 것이 이번 판단의 내용이다. 비록 불공정 판단을 일단 내렸지만 공정과 불공정의 개념이 뒤섞인 사안에 공정위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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