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인터넷은행 중금리 대출 의무 개선 검토"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7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은행산업 경쟁촉진 및 금융소비자 편익제고를 위한 현장방문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 공급 의무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인터넷은행·핀테크 CEO와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개선책이 나온다면 적극 검토할 소지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인터넷은행 3사의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약화된 데 따른 발언이다. 실제 작년말 카카오·케이·토스뱅크가 취급한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액은 같은해 1분기말보다 약 3배 늘어난 29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각 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늘린 영향으로 보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이 원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한다는 것일 뿐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신파일러(금융거래이력부족자)에 대한 신용 공급이란 인터넷은행 출범 취지에 비춰 지켜야 할 정책적 지향점이 명백하다"면서도 "경쟁 환경이 강화된 만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 이 원장은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허용과 관련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신중을 기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 원장은 "은행 산업 내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5대 금융지주 기반의 은행권과 은행연합회, 인터넷은행, 보험, 증권 등 여러 입장을 듣는 중"이라며 "전체 틀이 먼저 정해진 다음에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은행업의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핵심 가치인 건전성에 대한 기준은 지켜야한다고 역설했다.

이 원장은 "은행업은 금융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인 산업이기에 건전성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기준이 있다는 전제 아래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 업권이 은행업 영역에 들어와 그 역할을 한다면 적어도 기존 은행이 받는 건전성 규제의 틀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 원장은 "시장 내 금융사간 경쟁 제한적 요소가 있다면 이를 잘 정리하는 게 먼저"라면서 "판을 흔드는 것은 아니라도 분야별 특성화 은행의 진입을 허용함으로써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는 일부 입장을 경청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