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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 시대···대출 부담 늘고 성장률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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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7월 이어 빅스텝···올해 6번 금리 인상
물가안정‧환율방어‧美와의 금리차 주요인
가계‧기업 이자부담 33조원 수준까지 '눈덩이'
소비 위축···내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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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8월부터 인상된 기준금리는 1년 2개월 사이에 2.5%포인트(p) 뛰어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넘게 이어지던 저금리 기조 속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유행하던 분위기는 급격하게 반전됐다.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진 것은 물론 소비까지 위협하는 수준이 됐다. 5%를 상회하는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먼저라는 한국은행의 원칙에 따라 앞으로 기준금리는 더 오를 예정이어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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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물가안정‧환율방어‧美와의 금리차…'빅스텝' 피할 수 없었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열린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로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한은 사상 첫 사례다. 지난 4월부터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도 사상 최초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는 1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총 여섯 차례 올라 1.50%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8월을 시작점으로 보면 2.50%포인트 인상됐다.

한은의 숨가쁜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배경은 물가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그동안 '물가 중심' 통화정책 운용을 거듭 강조해왔다. 물가가 꺾일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인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되면 우리 경제에 더 큰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5~6%대의 높은 물가 상승률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가파른 금리인상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경제 전반의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를 제시했지만 여전히 물가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포워드가이던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이에 대한)전제 조건들이 있었다"면서 "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에 (금통위) 결정도 달라진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이 우려하는 것은 고물가 고착화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5.6% 오르며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선 지난 6월과 7월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한은은 당분간 5%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1분기부터 물가가 점진적으로 낮아져 하반기에는 3%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9월 4.2%로 2개월째 내림세를 기록했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석 달 연속 4%대를 유지하고 있어서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연고점을 갱신하며 치솟고 있는 환율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이 총재는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 유출 압력을 높이고 외환시장 쏠림 현상을 유발하는 등 금융 불안 요인으로 일부 작용하는 점을 고려해 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환율이 기준금리 인상에 주요 이유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 총재는 또 "환율의 급격한 절하가 수입물가를 올려 물가가 정점 이후 상승률이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기간 늦출 수 있는 위험을 고려했다"며 "너무 크게 (한미) 금리 차가 벌어졌을 경우 외화 유출이 커질 수 있고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등으로 외화 유동성을 압박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으로 (충격이) 전이될 수 있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한미 금리 역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연 3.0~3.25%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준금리 상단 기준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진 셈이다.

올해 FOMC 일정이 11월1~2일과 12월13~14일 등 두 차례 남은 가운데 적어도 한 번은 추가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후 빅스텝을 밟는다면 연말 금리 상단은 4.5%가 된다. 현재 기준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동안 한은은 한미 금리가 역전돼도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9월 중 순유출로 전환되면서 위기감이 높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가계‧기업 이자부담 33조원 수준까지…대출금리 8% 간다=한은은 빅스텝으로 가계·기업의 이자 부담이 12조 2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4000원씩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이 계산을 바탕으로 1년간 기준금리 2.5%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64만원에 이른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2009년 이후 13년만에 연 7%를 돌파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어섰다.

12일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9~7.17%로 상단 금리가 연 7%를 돌파했다. 신용대출(1등급·1년) 최고 금리도 연 6.94%로 연 7%에 바짝 다가섰다. 변동금리도 4.40~6.848%로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내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한 번 더 오르면 주담대 금리는 8%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 추산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의 기업대출 영업이 강화되면서 기업대출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은행 기업대출은 9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분기말 일시상환 등 계절적 감소 요인에도 대기업대출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이어져서다.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대치다.

중소기업대출은 4조7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및 운전자금 수요가 이어지며 상당폭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4조7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 시장 위축에 따라 기업의 대출 활용 지속 등으로 전달의 2조9000억원 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 증가다.

기업들의 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나 한계기업(3년 연속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 한계기업이 증가하면 금융권 전체 건전성 위험으로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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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기준금리 3.5%까지 오르나…11월 빅스텝 가능성은=이 총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관건은 인상폭이다.

이 총재는 "최종 금리가 3.5%까지 오를 것이란 시장의 전망은 합리적"이라면서 "다수의 금통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현 3% 기준금리에서 3.5%까지 오르려면 한 번 더 빅스텝을 밟는다는 뜻이다.

다만 그는 "3.5%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한 것이지 정확한 수치를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1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국제 에너지 가격 움직임 등 대외 여건 변화와 이로 인한 국내 물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해 향후 금리 인상 폭과 경로를 결정하겠다"면서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11월에 발표되는 모든 조건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주상영, 신성환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낸 것과 같이 금통위원 사이에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인 만큼 신중하겠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11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12월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기준금리가 4.5%까지 뛰는 만큼 한은 역시 빅스텝을 밝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 성장률 수정치 발표…얼마나 낮아지나=한은은 다음달 경제성장률 수정전망을 내놓는다. 8월 발표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6%이다.

한은은 이번 빅스텝으로 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해 내년 성장률이 당초 전망했던 2.1%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자부담이 늘면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등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제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9월 수출은 1년 전보다 2.8% 증가하는 데 그쳐 넉 달째 한 자릿수를 기록한 가운데 수입액은 수출액을 웃돌면서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7%였는데 민간소비 기여도가 1.3%포인트였다. 민간소비가 살아나며 성장률을 이끈 것인데 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에 커지면 소비의 기여도는 낮아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 "11월에 (한은의) 새 전망치 나오는데 데이터를 봐야 한다"면서 "기준금리가 50bp 올랐으니 대외여건과 금리 인상 효과로 성장률이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2% 밑으로 떨어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3%에서 2.6%로 0.3%포인트 올렸지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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