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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추가 '빅스텝'도 시사···"물가 안정 위한 금리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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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기자간담회서 '물가 안정' 거듭 강조
연말 기준금리 3.5% 전망에 "합리적" 평가
이자 12조 넘게 늘어···취약계층 고통 공감
재정 정책과 공조···"타깃 지원 정책 펼쳐야"
"원화절하, 과거 아닌 다른 국가와 비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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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가파른 금리인상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경제 전반의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결정 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는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빅스텝) 인상한 3.0%로 운용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에 이은 두 번째 빅스텝으로 한은 사상 첫 사례다. 이날 결정으로 올해에만 기준금리가 2.0%포인트 인상됐다. 기준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상승률이 5~6%대의 높은 수준을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환율 상승으로 상방 리스크가 추가 증대된 점과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고 외환시장의 쏠림현상을 유발하는 등 금융불안 요인으로도 일부 작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5%대 이상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그 원인이 수요든, 공급이든 기대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물가 오름세를 꺾기 위해서 물가 중심의 정책을 운영할 수 밖에 없다"며 "근원인플레이션은 계속 오르고 있고 물가 오름세를 잡지 않으면 실질 소득이 감소된다는 점에서 거시적으로는 일단 물가를 잡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 다음이 성장정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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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1년 2개월만에 기준금리를 2.5%포인트 인상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8월부터 금리가 250bp 올랐는데 물가에 대한 영향은 시차가 있다"면서 "1년 정도 지났으니 계량모델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을 1%p 이상 낮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를 하회할 가능성을 묻자 이 총재는 "11월에 (한은의) 새 전망치 나오는데 데이터를 봐야 한다"면서 "기준금리가 50bp 올랐을 때 성장률이 0.1%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계와 기업을 합해 이자 부담은 12조2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이자부담이 커지는 등 기업과 가계의 고통이 커지는 것에 공감한다면서도 물가를 잡는 것이 먼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의 빚을 내서 산 사람들은 고통스러울 것"이라면서 "반대로 굉장히 오른 부동산 가격, 가개 부채 늘어나서 금융불안 원인이 된 만큼 부동산 가격 조정되는 것이 거시 전체 적으로 봤을 땐 안정에 기여하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의 정책 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총재는 "금리 올리면 취약계층 등의 고통이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그사이 정부와 함께 한은은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을 내년까지 유지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정이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모든 사람을 다 도와주면 긴축 기조와 상충하게 돼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진다"면서 "재정은 기본적으로 긴축으로가면서 타깃으로 하는 정책은 바람직하며 정책 공조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이번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는 9월 원화(가치)가 급격히 평가절하된 것이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화의 급격한 절하는 두(가지) 변화를 가져온다"면서 "당연히 수입 물가를 올려서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부분 지연시킬 위험이 늘어나서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화의 평가절하 자체가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갱신하는 등 환율 급등과 원화가치 절하 등과 관련해서는 "환율 움직임 1997년이나 2008년 등 과거와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다른 나라 환율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보고 국내 원인인지, 동조화인지 국제적인지 봐야 한다. 이러한 비교 없이 과거와 비교하면 과도한 위기 의식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환율 잡기 위해서, 미국 금리 격차 잡으려고 기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금리차가 벌어지면 그로 인해 자본유출, 속도 얼마나 빠른지 고려하고 있고 외화 자본 유출, 물가와 금융안정에 리스크가 생기면 그것을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확실히 했다. 시장에서는 연말께 기준금리가 3.5% 수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이 총재 역시 "기대는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통위원 대부분이 3.5%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빅스텝 여부에 대해서는 11월 금통위 전까지 대내외 조건을 면밀히 살펴서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 확대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 외환부문의 안정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 11월 인상폭에 대해서는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금통위원들 간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기 때문에 미 연준의 11월 FOMC 회의, 국제에너지가격 움직임 등 대외여건 변화와 그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다음번 회의에서의 인상폭과 그 이후의 금리인상 경로 등을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지, 연말 3.5%가 확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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