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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체철 인수 1년만에 성과 낸 곽재선號 KG, 쌍용차 해법은

쌍용차 부활의 조건

동부체철 인수 1년만에 성과 낸 곽재선號 KG, 쌍용차 해법은

등록 2022.09.05 07:00

윤경현

,  

이승연

  기자

동부제철, KG 피인수 1년 만에 경영 정상화 달성돈 되는 사업 위주의 선택과 집중...비용 절감 효과 '덤' 대중성 모델 위주 판매 라인 재정비...KG 경영 부담 절감 경쟁력 있는 차 경영 정상화 핵심...대대적 자금 투입 선행

쌍용차가 돌고 돌아 다시 국내 기업으로 돌아왔다. 2004년 중국 자본으로 넘어가면서 외자계로 불린 지 18년 만이다. 쌍용차를 국내 품으로 돌린 건 곽재선 회장의 KG그룹이다. 쌍용차의 다섯번째 주인이자 벼랑 끝 구세주다.

과연 곽 회장은 쌍용차에 어떤 미래를 그려 넣을까. 당장은 차도 많이 팔아야 하고, 빚도 갚아야 하지만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쌍용차의 환골탈태(換骨奪胎)다. 지속 가능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춘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M&A 귀재' 곽재선 회장에게도 내실없이 덩치만 커진 자산 규모 2조원의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곽 회장의 KG그룹은 M&A 한 기업마다 환골탈태시킨 경험을 두루 갖고 있다. 특히 법정관리 중 KG그룹으로 인수된 지 1년 만에 이익을 낸 동부제철의 사례는 오랜 기간 성장 없이 생존에만 급급했던 쌍용차의 부활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곽재선 KG그룹 겸 쌍용차 회장. 사진=쌍용차 제공곽재선 KG그룹 겸 쌍용차 회장. 사진=쌍용차 제공

1985년 세일기공(현 KG상사)을 설립한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2003년 경기화학(현 KG케미칼) 인수를 시작으로, M&A를 통해 사세를 불러왔다. 창사 20주년을 맞는 올해 KG가 보유한 계열사는 무려 29개에 달한다. 모든 딜(Deal)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자산 규모 2조원 동부제철(현 KG스틸)인수는 KG그룹을 중견그룹 반열에 올려놓는 한편, 경영인 곽재선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수년간의 적자로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을 품에 안은 지 1년 만에 이익을 내는 회사로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곽 회장의 KG그룹은 지난 2019년, 불과 2000억원이라는 돈으로 국내 5위 중견 건설사 동부제철을 손에 거머졌다. 그러나 적자 기조의 2조원에 달하는 덩치를 끌어 안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인수 초기에는 동부제철이 인수 직후 상환해야 할 차입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KG그룹이 얼마 못가 동부제철을 시장에 다시 내놓을 거란 전망이 많았다. 인수전 당시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새 주인의 경우 인수 후 향후 3년 간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지 못하게 되면 회사를 다른 곳에 매각해도 좋다는 조건을 내걸었던 터라 동부제철의 재매각은 언제든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동부체철 인수 1년만에 성과 낸 곽재선號 KG, 쌍용차 해법은 기사의 사진

하지만 동부제철은 KG그룹에 인수된 지 불과 1년도 안돼 부활했다. 2년 연속 지속된 영업 적자 기조는 KG품 안에서 단번에 흑자로 돌아섰고, 660억원에 달했던 순손실 규모도 같은 기간 절반 가까이 줄어든 335억원에 그쳤다. 차입금도 1년 새 7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법정관리 기업으로, 수차례 매각이 불발되며 악성 매물로 분류되던 이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비결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동부제철은 돈이 되는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판매라인을 정비했다. 불연칼라강판·항균도금강판 등을 주력 모델로 내세웠고, 이는 코로나 19 팬데믹에 따른 가전 시장 호황과 맞물려 동부제철 수익성 향상에 크게 일조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강관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 건재사업부문을 KG동부E&C라는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운영했다. 그 결과 5년 연속 적자였던 건재 사업은 KG그룹으로의 인수 1년 만에 다시 이익을 냈다.

비용도 최대한 줄였다. 먼저 8년 전 물적분할한 동부제철과 동부인천스틸을 다시 통합, 관리 리스템을 일원화시켰다. 동부제철은 1967년 국내 최초로 냉연강판을 생산한 이래 지난 50년간 산업 기초 소재인 철강재 생산을 주된 사업으로 삼고 있었다. 다만 2014년에 동부인천스틸이 물적분할하면서 그동안 시스템 외주비 등 70억원 규모의 불필요한 비용이 중복됐다. 하지만 KG의 통합 전략으로 두 회사가 다시 흡수합병되면서 불필요했던 시스템 외주비가 줄어 비용이 절감됐고, 운반 하역비와 원료비 또한 줄면서 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동부제철은 인수 3년째를 맞는 지난해 매출액 3조원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2014년 이후 7년 만에 3조원 대 복귀다. 영업이익은 인수 직후인 2019년 346억원에서 지난해 297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 EBITDA 또한 3584억원으로, 같은 기간 4배 늘어났다.

KG 품에서의 동부제철의 환골탈태는 쌍용차 부활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쌍용차의 현재 모습이 3년 전 법정관리 상태였던 동부제철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산 규모 1조 8000억원으로, 당시 동부제철 덩치와도 비슷하다. 업계는 곽재선 회장이 동부제철 부활전략을 쌍용차에도 대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쌍용차는 계속되는 자금난에 자산 매각과 인력 조정 등이 수시로 이뤄지면서 구조조정 혹은 비용 감축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당장은 비용절감 보단 비용투입이 요구된다. 2년 연속 100억원 규모의 적자에 그친 동부제철과 달리 쌍용차는 5년 연속 영업 적자에 손실 규모만 수천억원에 이른다. 자본금도 바닥을 드러낸 지 벌써 2년이 지났고, 총 차입금 3642억원 중 70%에 달하는 2481억원은 1년 내 만기 도래한다. 여기에 노후화 된 시설 정비, 미래차 개발을 위한 연구 등을 감안하면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다행히 최근 출시한 새 SUV '토레스'의 성공으로 수익성이 호전된 건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쌍용차 상반기 영업적자 규모가 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KG의 자금 투입 부담을 낮춘다. 여기에 쌍용차의 경우 국내 완성차 업계 SUV 부문의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점, 이미 대중성이 확보된 코란도 후속 및 토레스 전기차 및 전기 픽업트럭 등 구체적인 판매 라인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은 자동차 사업이 사실상 처음인 KG그룹의 경영 부담을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경영 정상화의 조건은 경쟁력 있는 차를 만드는 게 핵심으로, 이는 투자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쌍용차가 지속력을 넘어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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