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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불황 속 대안' 스팩 상장, 주목 받는 비결은?

NW리포트

'IPO 불황 속 대안' 스팩 상장, 주목 받는 비결은?

등록 2022.08.22 11:01

수정 2022.08.22 11:04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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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절차 비교적 간편···공모가 평가 안해지난 2월 거래소 '스팩소멸합병' 방식 허용올 하반기 14개 기업 스팩 형식 상장 예정

'IPO 불황 속 대안' 스팩 상장, 주목 받는 비결은? 기사의 사진

올해 IPO 시장 불황 속에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은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대안으로 스팩 합병 상장을 택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총 9개 기업이다. 이는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11개 사가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2019년 11개, 2020년에는 17개, 지난해에 15개의 기업들이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에 성공했다.

지난 1월 IBKS제15호스팩과 합병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하인크코리아를 시작으로 누보, 파이버프로, 웨이버스 등이 스팩 합병상장에 성공했다. 이 외에도 하반기에 솔트웨어(미래에셋대우스팩3호), 비스토스(SK스팩5호) 등이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위축된 IPO 시장 속에서도 스팩 합병 상장은 늘어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스팩이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시장에 많아 기업가치가 큰 대형 기업의 스팩 상장은 어려운 점이 있지만 스팩에 눈을 돌리는 기업과 투자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하락장에도 스팩 합병 상장 9개 중 4개 종목 수익률 '선방'
올해 스팩 합병 상장을 한 종목 가운데 지난 19일 종가 기준 합병 상장일 종가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전체 9개 중 4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이들 종목은 하인크코리아, 파이버프로, 하이딥, 코닉오토메이션 등이다.

특히 하인크코리아는 합병 상장일 종가(3080원) 대비 120.4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상장한 코닉오토메이션도 5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이달 초보다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르며 합병 상장일 종가 대비 93.3% 증가한 5200원에 지난 19일 거래를 마쳤다.

반면 스팩 합병 상장 종목 중 ▲누보 ▲웨이버스 ▲모비데이즈 ▲원텍 ▲태성 등 5개 종목은 합병 상장일 종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원텍과 태성은 지난 6월 말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날 동반하락세를 보이며 떨어진 주가는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IPO시장 한파에 대안으로 주목···수요예측 통한 공모가 산정 안해
스팩은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 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증권사가 미리 증시에 상장한 뒤 상장을 원하는 일반 기업과 합병해 해당 기업을 상장하는 방식이다. 통상 IPO 공모시장이 위축되는 시점에서 스팩 합병 상장의 장점을 통해 유망 비상장 기업의 자금 조달과 상장 통로로 사용되기도 한다.

최근 국제적인 갈등과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심리 위축에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기도 하고 수요예측에서 실패하는 등 기업공개 시장이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현대오일뱅크와 CJ올리브영은 증시 부진으로 목표 기업 가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우여곡절 끝에 22일 코스피에 상장한 '유니콘 기업 1호 코스피 상장사' 쏘카는 수요예측 흥행 부진의 여파에 공모가를 한참 깎았다.

그러나 스팩 합병 상장은 일반 상장처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산정하지 않는다.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 승인을 받고 합병 비율과 합병 가액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수요예측이 부진해 공모 금액이 줄어들거나 아예 상장이 무산되는 등의 위험 부담이 적은 편이다.

◇거래소, '스팩소멸합병' 방식 허용···스팩 소멸‧회사 존속
거래소가 스팩 합병 제도를 개선한 것도 스팩 합병 제도의 늘어나는 스팩 합병 상장에 보탬이 됐다. 기존 스팩 합병 상장은 '스팩 존속 합병' 방식의 합병만 허용됐다. 합병 시 스팩의 법인이 존속되고 비상장기업(합병후 실제 사업을 영위할 기업)의 법인이 소멸되면서 스팩에 흡수되는 형식이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는 한국거래소가 스팩이 소멸되고 회사가 존속법인으로 남는 '스팩 소멸합병' 방식을 허용하면서 스팩 합병 상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 연구원은 "기존에는 스팩이 존속법인으로 남는 '스팩 존속 합병' 방식만 가능했는데 기업이 존속기업으로 남아 법인격과 업력이 소멸되던 기존의 단점을 피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VC(벤처캐피탈)도 운용 중인 펀드를 소멸시켜야 하는 등의 문제로 사실상 스팩 상장이 불가능했다"면서 "이제 스팩 소멸 합병 방식을 활용한 상장이 가능해져 시장이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PO 불황 속 대안' 스팩 상장, 주목 받는 비결은? 기사의 사진

◇하반기 스팩 합병 상장 예비 심사 기업 14개사
늘어나는 스팩 합병 상장 기업들의 추세를 보면 연간 최대 스팩 합병 상장 기업 수도 노려볼 만하다. 현재 14개의 기업이 스팩 합병 상장 심사를 통과했거나 심사받고 있다. 기존 연간 최대 스팩 합병 상장 수는 2017년의 21개 사다.

현재 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솔트웨어 ▲비스토스 ▲모코엠시스 ▲벨로프 ▲윙스풋 ▲스튜디오삼익 ▲핑거스토리 ▲신스틸 등으로 총 8개 사다.

상장을 위해 청구서를 접수한 기업도 ▲트랜드아이 ▲라온텍 ▲옵티코어 ▲라이콤 ▲화인써키트 ▲메쎄이상 등 총 6개로 현재 심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안과 금리상승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을 추진하는 기술성장기업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안이 단시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다"면서 "기술성장기업 특례를 추진 중인 많은 기업들이 일반 공모보다 심사 강도가 낮은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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