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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마친 이재용, 반도체 숙제 풀고 먹거리 투자 나선다(종합)

방미 마친 이재용, 반도체 숙제 풀고 먹거리 투자 나선다(종합)

등록 2021.11.24 17:20

수정 2021.11.24 18:16

김정훈

  기자

미 현지선 “삼성, 24일 오전 2공장 테일러 발표”출장서 반도체 현안 챙기고 ‘240조 투자’ 계획 살펴모더나·버라이즌·MS·아마존·구글 등 경영진 미팅 가져 삼성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 뉴삼성 비전 구체화”

방미 마친 이재용, 반도체 숙제 풀고 먹거리 투자 나선다(종합) 기사의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개월간 지연됐던 미국 반도체 2공장 투자 부지를 결정하고 귀국했다. 삼성전자는 5년 만에 성사된 이 부회장의 방미 일정에서 반도체 현안 해결은 물론, 미래 먹거리 투자 조율 등 보다 진전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열흘 간의 북미 출장 일장을 마치고 23일 오후 전세기 편으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출발,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 칩 제조 공장을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선택했으며, 그렉 에보트 텍사스 주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23일 오후 5시(현지시간) 공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은 삼성전자가 결정짓지 못한 20조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신공장 건립 문제를 마무리 지었다는 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지난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삼성 총수가 직접 미국 출장을 통해 해결한 대목이다.

앞서 지난 5월 김기남 반도체 총괄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조만간 구체적인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2공장 발표는 6개월가량 지연돼 왔다.

삼성전자가 테일러시로 확정 발표를 한 만큼, 오스틴 1공장과 테일러 2공장 운영으로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테일러시 독립교육구(ISD)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3400억원 규모 세금감면 인센티브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의결해 미국 현지에선 신공장 부지로 테일러시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참여하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문제 등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8~19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잇달아 만났다. 또한 미 연방의회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핵심 의원들도 만나 관련 법안 통과에 대한 협조도 요청했다.

반도체와 함께 올해 8월 공개한 240조원 투자 계획의 중심축인 바이오와 차세대 통신 사업도 챙겼다. 바이오 기업 모더나 방문에선 코로나 백신과 관련한 추가 협력 방안에 의견을 나눴고, 이동통신회사 버라이즌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선 6G 통신 협력 방안 등 네트워크 사업 확장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백신·차세대 통신을 챙기는 일정 외에도 이 부회장은 서부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주요 파트너사들을 만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 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갖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 및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와 관련된 전략을 공유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미 현지 임직원들을 찾아 격려하는 일정도 소화했다. 21~22일(현지시각)에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미래 먹거리 전진기지인 DS미주총괄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찾아 인공지능(AI)과 6G 통신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연구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면서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방미 일정에는 정현호 사업지원TF장(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 등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삼성전자는 경영진 합류 여부에 언급을 꺼렸다.

재계 일각에선 열흘간 출장 동안 외부 공개 일정 외에 비공개 일정도 빡빡하게 소화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비공개 일정 중에선 삼성SDI가 미국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추진하는 미국 공장 진행 여부도 점검했을 것으로 배터리 업계는 관측한다.

특히 이 부회장이 비공개 일정으로는 인수합병(M&A)에 관심을 쏟고 있는 회사 AI 및 IT신기술 분야 업체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자동차용 AI 칩 기술을 보유했거나 메타버스 기술력을 확보한 회사들과 접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미 일정은 올해 이 부회장의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 출장으로 남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미국 방문에서 동부와 서부를 횡단하는 강행군을 이어가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가동하는 동시에 '뉴 삼성' 비전을 구체화하는 행보를 거듭했다”며 “연내 출장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이달 말 인사제도 혁신 방안을 확정하고 12월 둘째주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 신분으로 풀려나 1년여 만에 글로벌 경영을 재개한 상황이어서 정치권에서 향후 경영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주길 바라는 눈치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사면을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경제계 시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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