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하자는 吳, 집값 상승 부추긴다는 文1971년 완공, 올 50년째, 재건축 가능 연한 넘겨구조적 ‘구식’, 녹슨 배관·놋물 등 노후 인프라 심각2017년부터 재건축 추진, 朴 보류로 진척이 없던 상황吳 ‘여의도 통개발’ 접어···시범 35층 재건축 승인할 듯재건축 가시화되자 매수 문의 쏟아져, 일부 신고가↑
오 시장 말대로 얼마나 노후화가 됐는지, 현재 재건축이 필요한지 등 알아보기 위해 22일 뉴스웨이 본지는 직접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찾아가봤다.
지난 1971년에 준공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대한민국 최초의 단지형 고층 아파트다. 올해로 지은 지 50년이 됐는데,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훌쩍 넘겼다. 1584가구로 구성돼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덩치가 가장 크다. 또 당시(1970년대) 부실시공 문제가 이슈였던 만큼, 이 아파트는 매우 튼튼히 지어졌다고 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인다고는 하지만 외관은 한 눈에 봐도 ‘오래된 느낌’이었다. 몇몇 구조는 지금 기준으로 매우 ‘구식’이라는 느낌을 준다. 건물 곳곳에는 균열이 심하고 외벽도 군데군데 떨어져 있었다. 한 마디로 현장에 가보니 50년 된 아파트로 보이는데다 재건축 또한 시급해 보였다.
외관보다 심각한 점은 노후화된 인프라였다. 이 아파트 지하에는 낡은 변전실이 있고 바로 옆에 노후화된 보일러실과 온수탱크가 있는데, 보일러에서 물이 새면 바로 변전실로 흘러가게 돼 화재·폭발·감전 등 대형 안전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고 한다. 오래된 시설들 부품은 이미 단종돼 교체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상수도관도 낡을 대로 낡아 이미 아파트 주민들은 녹물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의 한 주민은 “배관시설이 노후화된 만큼 정수기는 필수”라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수돗물 녹물은 이미 일상이고, 주거 안전이 매우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배관이 너무 녹슬어 가구 내 개별로 설치한 정수기에는 이미 누런 찌꺼기들이 쌓여 있었다고 한다.
이미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재건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4년 전인 2017년부터 주민 96%의 동의를 얻어서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또 안전진단도 D등급을 받아 통과하는데 성공했고, 지구단위계획 역시 이미 수립된 상태다. 지구단위계획 결정 고시를 미루면서 재건축 사업이 지연돼 왔다. 고시만 하면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는데 이는 서울시장의 권한이다.
그러나 1년 후인 2018년 서울시가 여의도·용산 ‘통개발’을 목표로 일대 마스터플랜 마련에 나섰는데 이때부터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은 난항에 빠지게 된다. 당시 박원순 전 시장의 ‘여의도 통개발(마스터플랜)’ 발언으로 잠잠하던 서울집 값은 달아오르기 시작했는데, 이를 본 박 전 시장이 “주택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며 일단 한발 물러섰다.
이로 인해 시범아파트를 비롯한 여의도 내 재건축 예정 아파트들은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여의도 개발에 맞춰 아파트 재개발을 허가하겠다고 한 서울시가 계획 취소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전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서울시의 입장 표명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그사이 아파트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점점 더 낡아가고 있었다. 이 중에서 재건축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는 시범아파트였고,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시범아파트를 포함한 여의도 아파트 주민들은 그 때 서울시가 마스터플랜 보류 결정을 내린 이후, 기존에 추진 중인 개별 단지 재건축 사업도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 시범아파트는 1584가구인 노후 단지를 230% 용적률을 적용해 지하 2층~지상 35층 1996가구로 탈바꿈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만들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의도 일대 등을 특정하며 재건축에 대한 공급 시그널을 보냈어도 일부 여의도 주민들은 ‘2018년 데자뷔’가 오는 것 아니냐며 여전히 불안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2일 서울시는 강남구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오는 27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오 시장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여의도 통개발’ 카드를 접고, 개별 단지 맞춤형 방식으로 재건축 공급 속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재건축 기대감이 가시화되면서 여의도 아파트값은 다시 오름폭이 커졌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매물을 진행하는 중개업소는 “전용 118㎡은 현재 매매 호가가 28억원으로 치솟았다. 이전 신고가만 해도 26억원이었는데 재건축 기대감 때문에 가격이 급등하게 됐다”라며 “현재 급매로 나온 매물은 25억50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들어 매수 문의가 급격하게 쇄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시범아파트는 조합설립이 2017년 됐는데 3년내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않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여의도 유일한 아파트다. 또 27일 이전에 매수하면 실거주 의무 적용 없이 조합원 입주권을 받게 된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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