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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대폭 줄이는 CGV···韓 영화업계 ‘줄도산’ 우려

사업 대폭 줄이는 CGV···韓 영화업계 ‘줄도산’ 우려

등록 2020.10.19 17:11

정혜인

  기자

상영관 30% 축소 신규 출점 중단해외 코로나19 악화 대작 개봉 연기관객 수 급감 매출 타격 심각 존폐위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1위 영화관업체 CJ CGV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버티지 못하고 결국 상영관 30%의 문을 닫는다. 그룹의 자금 수혈, 해외 비핵심 자산 매각, 직원 구조조정, 관람료 인상 등 여러 자구책에도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CGV가 사업을 축소하면서 국내 영화업계의 제작사, 배급사 등 관련업체들의 ‘줄도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CJ CGV는 19일 전국 직영점 단계적 폐점과 신규 투자 중단 등을 포함한 자구책을 발표했다.

이 자구책에는 3년 내에 단계적으로 119개 전국 직영점 중 35~40개 가량을 줄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임차료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출점 계획 역시 대폭 수정한다. 또 임대차 계약에 의해 개점을 앞두고 있는 신규 지점이라도 최대한 뒤로 미루거나 개점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까지 계획된 상당 수의 상영관 개장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신규 점포 개발 역시 전면 중단된다.

상영관 운영에도 탄력적인 방식을 도입한다. 관객이 줄어드는 주중에는 상영 회차를 줄이는 식이다. 주중 관람객이 현저히 줄어드는 일부 상영관의 경우에는 주중 운영을 하지 않고, 주말에만 문을 여는 방안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CGV는 오는 26일부터 영화 관람료도 인상한다. 지난 2018년 4월 1000원의 인상 요금 이후 2년6개월만이다.

영화관업계 1위인 CGV가 직영점 폐점, 신규 출점 중단까지 나서게 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영화 관객은 크게 감소한 반면 임차료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3241만명, 매출액은 2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3%, 70.6%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던 7월에는 관객수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4.4%, 74.3% 줄었고 8월에도 64.4%, 63.0% 감소하는 등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9월에는 8월 말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영화 개봉 시기가 다시 미뤄지면서 관객수와 매출액이 전년 동월보다 79.7%, 79.1%씩 줄어들면서 다시 상승세가 꺾였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3월 28일부터 4월 29일까지 한 달여간 직영점의 30% 문을 닫았다. 중국에서는 1월 24일부터 전체 극장 139개를 일시 휴업했으며 7월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베트남에서는 3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휴업을 시작해 같은달 28일 전체 극장 84개를 일시 휴업한 후 5월 9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분기 내내 극장이 휴업했고, 터키는 3월 17일부터 6월 말까지 극장 문을 닫았다.

반면 임차료 부담은 커지고 있다. CJ CGV는 지난 상반기 각 지점별로 임차료 지급을 유예하고 건물주들과 임차료 인하 협의를 진행했으나, 큰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선적으로 운영상 어려움이 큰 지점부터 임대인들과 임차료 감면 협상 및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관객 수 급감,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 증가 영향으로 CJ CGV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CJ CGV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1분기 2433억원, 2분기 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 91.4%씩 줄었다. 영업손실은 1분기 716억원, 2분기 1305억원으로 상반기 총 202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전망도 어둡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CJ CGV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컨센서스는 1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1%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658억원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에서 실제 실적이 이 컨센서스보다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해외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 ‘007 노타임투다이’ 등 주요 ‘텐트폴’ 영화들마저 줄줄이 개봉 연기를 선택, 영화업게의 어려움이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한 달만에 전 세계 확진자가 1000만명이 늘어나는 등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없다. 주요 시장인 유럽의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한 만큼 당분간 대작 영화 개봉은 어려운 실정이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영화관 산업이 위축되는 데는 넷플릭스 등 OTT 산업 성장세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극장 관람보다는 넷플릭스를 보는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업계 1위인 CJ CGV의 사업 축소는 국내 영화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국내 영화업게는 영화관 매출을 업계 전체로 분배하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CGV가 30%의 상영관을 접으면 그만큼 관객 수가 줄고, 상영할 수 있는 작품 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어 영화 투자, 제작, 배급 등 전 분야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영세업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영화산업 특성상 도산하는 업체들도 다수 발생할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해외에서 진정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영화산업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업계 1위인 CGV마저 사업을 크게 줄이고 있는 만큼 배급, 제작 등 다른 영역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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