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판매량 7만5천대 제한불구 韓서 불티나게 팔려기블리·르반떼 인기에 내수판매 연간 2천대 돌파서울 등 흔한車로 전락···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돼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1406대를 판매했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 21만7868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로 미미하다.
글로벌 판매 기준으로는 중국과 미국, 이탈리아, 영국에 이어 상위 5위권을 유지 중이다. 마세라티가 브랜드 정체성으로 ‘희소가치’와 ‘차별성’을 강조하며 연간 판매량을 최대 7만5000대로 제한한 영향이다.
지난해 마세라티의 글로벌 판매량은 5만1000여대에 불과하다. 연간 100만대 규모의 글로벌 럭셔리카 시장 내 점유율이 5%대에 머물 만큼, 희소성이 높다.
하지만 마세라티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로 전락했다. 희소가치가 퇴색했다는 의미다. 과거에 비해 가격 문턱이 낮아지면서 벤츠와 BMW, 아우디 등 수입차의 대중화 물결과 함께 ‘남들과는 다른 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마세라티의 주목도가 높아진 탓이다.
마세라티 판매량은 한국에 처음 진출한 2007년 이후 연간 100여대 수준을 유지했다. 2013년 경쟁 슈퍼카 대비 비교적 저렴한 1억원 초반의 ‘기블리’가 출시되면서 120대에 불과하던 판매량은 이듬해 730대로 증가했다. 2016년 선보인 럭셔리 SUV ‘르반떼’가 광풍적 인기를 끌었고, 연간 판매량은 1000대 고지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한국 시장 누적 판매량 7000여대의 30%에 달하는 2000여대를 팔아치웠다.
마세라티는 판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예상보다 많이 팔린 탓에 브랜드 희소성이 떨어졌고,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급 브랜드인 만큼,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차세대 강남 쏘나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현재 마세라티 전시장은 강남과 서초, 한남, 송파, 일산, 분당,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총 10곳에 위치한다. 이 중 서울이 4곳,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6곳이다. 서비스센터도 전국 9곳 중 서울이 3곳, 수도권은 5곳으로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한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마세라티는 FMK코리아가 인포터인 동시에 딜러 역할을 하고 있다”며 “FMK코리아는 많이 팔아야 이익도 커진다. 하지만 희소성이 떨어지면 마세라티 브랜드 철학과 상충되기 때문에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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