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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배당 사고 열흘···수습 총력전

삼성증권 배당 사고 열흘···수습 총력전

등록 2018.04.16 14:15

정혜인

  기자

위조주식·공매도 논란 일파만파주가 하락에 ‘평가손’ 주주 증가구성훈, 주주면담에 반성문까지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를(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비롯한 임직원들이 지난 15일 열린 '자성결의대회'에서 반성문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삼성증권 제공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를(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비롯한 임직원들이 지난 15일 열린 '자성결의대회'에서 반성문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삼성증권 제공

배당 단위를 ‘원’ 대신 ‘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시작된 삼성증권 배당 사고가 발생한지 10일이 흘렀다.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위조주식’과 공매도 논란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채 더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피해 투자자 구제 등 사고 수습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열흘 전인 지난 6일 직원 보유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되는 전산문제가 발생했다.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 1000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직원 실수로 주당 1000주가 지급됐다는 것이다.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사주 1주당 3980만원에 달하는 주식이 배당된 셈이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증권 우리사주는 283만1620주다. 정상적으로 지급됐어야 할 28억3162만원의 현금 배당 대신 28억3162만주가 나눠졌다는 얘기다. 사고 전날 종가 기준 가치가 112조7000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팻 핑거(fat-finger)’ 오류가 간혹 발생한다. 팻 핑거란 자판보다 굵은 손가락 때문에 실수로 수치를 잘못 입력하는 일을 말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국내에서 발생한 팻 핑거 오류 사고 중에서도 그 후폭풍이 너무나 컸다. 자사주를 보유하지도 않는 삼성증권이 전체 발행 주식 한도(1억2000만주)르 수십배인 ‘유령주식’ 89억주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주식 발행 과정에서는 89억주는 발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번 배당사고로 나온 주식은 이사회, 주주총회 등 신주 발행 시 거쳐야할 단계를 전혀 거치지 않은 미발행 주식이었다.

여기에 일부 직원이 잘못 입고된 주식 일부를 팔아치우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수십억 주의 주식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도 만들어진 데다가 거래까지 되면서 증시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럼에도 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상장 예정 주식을 상장 이틀 전에는 공매도 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공매도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했던 것이다. 빌려온 주식 없이 일단 매도부터 먼저 하는 ‘무차입 공매도’와 비슷해 논란이 더 거셌다. 국내에서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번 사고가 공매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 청원글은 참여자가 20만명을 넘어 정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령주식을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은 16명이다. 이들이 매도된 물량은 잘못 입력됐던 주식수의 0.18%로 매도수량은 501만2000주로 파악됐다. 이 중에는 회사 측의 ‘매도 금지’ 공지를 보고도 매도하거나 시가로 350억원이 넘는 물량을 팔아치운 직원도 있었다.

삼성증권은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일부 대차하는 방식으로 매도된 물량 전량을 확보했고 지난 10일 결제까지 모두 마무리했다.

삼성증권은 사고 당일 주가 급락에 놀라 주식을 매도한 개인투자자들에게 당시의 장중 최고가로 보상하겠다는 보상안을 내놨다. 삼성증권은 이 비용을 해당 직원에게 배상하라는 소송을 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일 매도한 직원 6명에 대해 대기 발령 조치를 내렸고 실제 매매를 하지는 못했으나 조금이라도 매도를 시도했던 6명도 추가로 문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일차적으로 사고 후 삼성증권의 주가가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7분 현재 삼성증권의 주가는 전일 대비 0.42% 내린 3만5550원을 기록 중이다. 사고 전날 종가(3만9800원)보다 10.80% 내린 수치다. 삼성증권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주주가치가 훼손되어 피해를 봤다는 지적과 관련해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증권사로서 ‘신뢰’에 타격을 입은 것도 문제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연기금들은 일제히 삼성증권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한국은행도 외화채권 매매 거래기관 중 하나인 삼성증권과의 거래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도 삼성증권의 국고채전문딜러(PD) 자격을 취소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사고 수습과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과 삼성증권 임원진들은 지난 10일부터 피해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구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부서장급 이상 전 임직원들이 모두 모여 ‘자성결의대회’를 열고 반성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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