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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반포주공1서 현대건설에 설욕할까

GS건설, 반포주공1서 현대건설에 설욕할까

등록 2017.09.01 09:08

수정 2017.09.01 11:38

김성배

,  

이보미

  기자

서울 방배5구역서 시공권 현대에 빼앗겨의문의 1패···단군이래 최대 반포서 대면 전담팀에 KB와 협약까지 맺고 일전준비현대도 디에이치 앞세워···진검승부 볼만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다음 로드뷰.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다음 로드뷰.

GS건설이 반포에서 현대건설에게 칼을 갈고 있다. 서울 방배5구역에서 최근 시공권을 사실상 현대건설에게 뺏기면서 현대에게 의문의 1패를 당하고나서부터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 단지라는 반포주공1단지에서 현대건설과의 일전을 준비하며 전담팀을 꾸리고, KB국민은행과 금융 협약까지 체결하는 등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단 현대건설도 반포 한강변에 디에이치 깃발을 꼽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어 이들의 연승 가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GS, 방배서 의문의 1패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3월 GS건설(주관 프리미엄 사업단)에 시공권 계약 해지하고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선 방배5구역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다음달 9일 새 시공사로의 확정을 앞두고 있다.

총 공사비만 7500억원에 달하는 방배 5구역은 기존 단독주택·다세대주택 1203가구를 헐고 지하 3층~지상 32층 아파트 44개동 2557가구와 상가 등 부대 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으로, 방배동 일대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지난 2014년 6월 GS건설이 포스코건설·롯데건설과 구성한 프리미엄사업단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사업비 대여금 지연, 부당한 계약 등으로 마찰을 빚고 계약을 해지한 이후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가 3회 유찰돼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게 됐다.

현재 방배5구역은 GS건설을 비롯한 프리미엄 사업단과 3200억원 규모 사업비 대여금 반환·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중인 상태다. 업계에선 이때문에 방배5구역이 새 시공사를 선정할 당시 사업의 험로를 예상하는 등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무엇보다 방배5구역이 입찰에서만 1500억원의 대규모 초기 자금 투입을 요구하는 등 더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면서 염려는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번에 새 시공사로 유력 시 되고 있는 현대건설이 계속해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조합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이같은 염려는 사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건설은 조합 측에서 제시한 평당 공사비 505만원 보다 6만5000원 저렴한 498만5000원을 제시하고 전 시공사와 법정 분쟁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시공사 선정 후 5일 내 사업비 1000억원을 즉시 지급하기로 했다.

또 제1금융권 사업비 대출 자체 지급보증을 통해 신속한 사업추진 및 조합원의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호텔식 로비와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고층 스카이라운지, 단지 내 수영장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 조경과 마감재도 일대 최고수준으로 꾸미는 등 특화 설계를 도입한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반포주공1단지 수주를 위해 강남 조합원들에게 자사가 GS건설 보다 우위에 있음을 각인시키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포주공1단지 포섭을 위한 사전 작업의 하나라는 의미다.

◇ GS-현대 외나무다리서 만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GS건설은 이번 반포주공1단지에서 설욕전을 펼칠 수 밖에 없게 됐다. 현재 이 단지의 수주전이 현대건설과의 2파전으로 압축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같은 배경을 배제하고도 반포주공1단지는 2조6000억원의 공사비에 총 사업비는 7조~8조원이 예상되는 사업 규모 등에 따른 수익성 뿐만 아니라 강남권 최대 랜드마크로, 강남 내에서 자사 브랜드 가치를 높힐 상징성 면에서도 절대 놓칠 수 없는 사업장이기 때문에 양사는 수주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73년 지어진 이 단지는 현재 지상 5층, 2120(전용면적 84~196㎡)가구에서 최고 35층, 5388가구의 매머드급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동서(東西)로 늘어진 단지가 한강변을 맞닿고 있는 데다 지하철 9호선과 4호선을 바로 이용할 수 있어 역세권은 물론 생활 편의시설과 학군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반포를 대표하는 새로운 한강변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GS건설은 이 단지 수주를 위해 3년 전부터 전담팀을 꾸려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금융권의 전반적인 대출규제로 건설사들의 정비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빈번해져 재건축 조합 사이에선 사업비 조달 능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 규모의 ‘반포주공 1단지를 위한 금융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시공사 선정 결과에 따라 정비사업비(1조7000억원), 조합원 이주비(3조8000억원), 일반 분양 중도금(3조2000억원) 등 금융 비용을 모두 조달받는 내용의 협약이다. 사업비 규모가 워낙 크나보니 자금 조달과 관련한 조합원들의 불안을 잠식시키기 위해 시공사선정 전부터 사업비 확보에 나선 것이다.

또한 국내 랜드마크 단지로 불릴 수 있을 만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 외관을 선보여달라는 조합측의 요구에 따라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와도 협약을 맺었다. 지난달 14일에는 SMDP 수석 디자인 겸 최고경영자인 스콧 사버가 직접 반포 1,2,4주구를 찾고 조합을 방문해 디자인과 관련한 설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조경도 해외 유명업체인 EDSA에 맡기기로 했다. EDSA는 해외 타이거우즈 두바이, 월크 디즈디즈니 월드 포시즌스 리조트, 두바이 오페라하스의 조경 등의 작업을 맡으며 이름을 날린 회사다. 국내에선 일산 킨텍스 건물을 디자인한 적이 있다.

현대건설도 단단히 벼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같은 금융 협약 없이도 막강한 자금력과 높은 신용등급(AA-) 등 탄탄한 자금력을 내세운다. 공사비와 이주비, 중도금 대출 등 총 사업비가 8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자체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해외 글로벌 설계·조경 업체와 손을 잡았다. 설계는 미국 국제 건축 회사 ‘HKS inc’와 조경·상가 디자인은 세계적인 디자인·컨설팅 회사 ‘CallisonRTK’와 협업을 진행한다. HKS와 CRTK는 미국의 월간 잡지 ‘2016 Architectural Record’에 각각 7위와 5위에 오른 기업이다. 현대건설은 무엇보다 SMDP보다 순위가 훨씬 높다는 것을 강조한다. HKS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고급 레지던스 '재스퍼 타워' 등 다수의 세계 유명도시 랜드마크 빌딩을 설계했다.

무엇보다 모기업인 현대차 그룹의 숙원사업인 삼성동 GBC(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을 시작으로하는 강남 H라인 구축에 반포주공1단지 수주가 필수적이어서 그룹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고급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앞세워 무조건 깃발을 꼽겠다는 각오다. 향후 압구정 현대아파트까지 노리고 있는 현대건설로서는 이곳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수주전 결과는 다음달 28일 열리는 주민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입찰 마감은 다음달 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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