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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투구’ 논란만 남긴 3차 면세점 대전

‘이전투구’ 논란만 남긴 3차 면세점 대전

등록 2016.12.20 17:08

정혜인

  기자

참여업체간 진흙탕 싸움으로 상처 커경쟁업체 약점 언론에 흘려 여론화유리한 점은 크게 부풀리며 무리한 홍보

왼쪽부터 시게방향으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신세계 센트럴시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사진=각사 제공왼쪽부터 시게방향으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신세계 센트럴시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사진=각사 제공

세 장의 티켓을 두고 유통 대기업간에 벌어진 ‘3차 면세점 대전’이 롯데,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유통 ‘빅3’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최근 몇 년 사이 면세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로 수익성이 좋다고 여겨지면서 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고자 사활을 건 경쟁을 펼쳤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에 이어 올해 면세점 대전도 과장 홍보, 경쟁업체 약점 들추기 등 과열 경쟁으로 상처만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이 면세사업자 선정 평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차 면세점 대전’에서는 2개 특허에 7개 기업이 도전해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11월에는 기존 사업자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특허에 신규 사업자들이 도전하는 양상을 띠면서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됐다.

경쟁이 심해지자 업체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점은 물론 경쟁사들의 불리한 점까지 들춰내며 ‘여론전’을 펼쳤다.

올해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일부 업체는 자신들의 강점을 지나치게 부풀려 ‘과장 홍보’ 논란에 시달렸고 일부 업체는 경쟁사의 약점을 여론화 시키기도 했다.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후보지로 내세웠던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의 특허 면적 논란에 시달렸다. 시내 면세점 특허신청서 제출 직후에 낸 보도자료의 면적과 실제 아이파크타워의 연면적이 크게 다르다는 논란이다. HDC신라면세점 측은 증축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으나 이후에는 용산 면세점의 면적도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과장 홍보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루이비통 등을 면세점에 공급하는 부루벨코리아와 명품 브랜드 입점을 확약했다는 ‘특허 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을 체결했다고 홍보했는데 이 ‘확약’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다른 면세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부루벨코리아는 면세점 업계에 해명자료를 보내 현대면세점이 서울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따낼 경우 LVMH 그룹이 보유한 브랜드 입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향서에 합의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대형버스용 주차장 부지 확보에 대해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인근 업체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공영 주차장인 탄천 주차장을 마치 현대백화점이 독점 사용하기로 한 것처럼 홍보했다는 논란이었다.

‘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논란도 면세점업계를 비껴가지 않았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최순실 모녀의 단골 성형외과에서 론칭한 브랜드 ‘존 제이콥스’를 입점시키면서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롯데와 SK는 올해 초 시내 면세점 특허 추가와 관련해 정부에 ‘로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특별검사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두 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자금이 면세점과 관련한 대가성이 짙다는 의혹과 함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후 특허가 추가됐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이 같은 의혹을 둘러싸고 일부 업체에서는 심사를 취소, 또는 중단 및 연기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외에 신세계는 면세점 심사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와 마찰을 빚었다. 협회 측은 편법을 동원해 무자격 가이드를 지속적으로 등록시키고 이들이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판매하는 불법 행위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롯데는 소상공인연합회의 반발을 받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롯데그룹이 골목상권 침탈의 대표주자라며 면세점 사업자 심사에서도 제외돼야 한다는 공문을 관세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수많은 논란들은 경쟁업체들에 의해 다시 확산됐다. 경쟁사의 약점이 될 수 있는 논란들을 언론에 흘려 여론화 시키면 자기 업체가 더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여론이 실제 심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며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면세점 대전이 과열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경쟁사의 약점을 물고 이를 언론에 흘려 보도를 부추기는 양상을 띠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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