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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3남매, 이젠 이서현만 남았다

삼성家 3남매, 이젠 이서현만 남았다

등록 2015.12.13 17:00

수정 2015.12.14 06:52

정혜인

  기자

삼성 패션사업 단독대표 되며 홀로서기 본격화국내 오너 경영인 중 유일한 ‘패션통’으로 꼽혀자신만의 리더십 색깔 드러내며 위기 타개 모색

삼성家 3남매, 이젠 이서현만 남았다 기사의 사진

삼성그룹의 패션사업을 총괄하는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이 ‘오너 삼남매’ 중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그 동안 자신만의 리더십을 드러내며 독자 경영 영역을 구축해왔다.

반면 패션부문을 맡은 이서현 사장은 오랜 시간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해오며 공동 대표에 머무르다 최근 단독 사장자리에 오르며 자신만의 색깔을 낼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 1일 삼성그룹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에서 패션부문장 사장으로 보직 이동했다. 겸직하고 있던 제일기획 경영전략 담당에서는 물러났다.

이 사장과 함께 일한 전문경영인 윤주화 사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이동했다. 이 사장이 삼성그룹의 패션사업 ‘원톱’으로 서게 된 것이다.

이 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한 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삼성그룹의 모태사업인 패션사업에서 막대한 영향을 끼쳐왔지만 단독으로 경영을 총괄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이서현 사장은 오빠 이재용 부회장, 언니 이부진 사장과 달리 재계에서 이렇다 할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그룹의 실질적 오너 자리에 올라 초대형 인수합병(M&A), 사업구조 재편, 신사업 추진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부진 사장도 호텔신라의 호텔사업은 물론 면세점 사업까지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은 자신만의 영역에서 현장 실무진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꼼꼼하게 모든 현안을 다루면서도 결단력이 있다는 등의 리더십 스타일을 드러내왔다. 할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창업주, 아버지 이건희 회장 등과 비교되기도 했다.

이서현 사장의 리더십은 아직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에서 보직을 겸직했다는 점, 삼성물산(옛 제일모직)에서 여러 사업을 이끌었지만 또 다른 전문경영인과 함께 했다는 점, 삼남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지난해 사장 승진을 했다는 점 등 때문에 이서현 사장만의 색깔을 평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 이서현 사장이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전문경영인의 그늘에서 벗어나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단독 사장으로 올라서면서 향후 그가 드러낼 경영 스타일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서현 사장은 국내 오너 경영인들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패션 전문’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패션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서울예고,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으며 2002년 제일모직 입사 이후 2009년부터 제일기획에 동시에 몸담은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패션사업에 전념해왔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이 보여줄 경영 스타일 역시 ‘패션 사업가’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서현 사장이 단독 사장이 된 후 보여준 첫 행보는 ‘사내방송’이었다. 이서현 사장은 지난 8일 이례적으로 사내방송에 직접 출연해 임직원에게 경영 방침과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서현 사장이 던진 메시지는 ‘스피드 경영’으로 압축된다. 당시 이 사장은 “지금보다 속도가 10배 빨라져야 한다”며 “직원간 협업을 통해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내부를 보지 말고 경쟁사를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당시 이서현 사장이 강조한 ‘스피드 경영’은 이건희 회장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시도한 점 등은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과 닮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또 핫라인을 개설해 임직원과 언제든지 자유롭게 소통하고 자율 출퇴근제를 적극 실시하자고 제안한 내용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자유로운 ‘패션 사업’을 이끈 이서현 사장만이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이라는 평가도 제기됐다.

향후 이서현 사장은 독자 체제 하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적자구조를 개선하고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우선 3년 동안 직접 공들여 론칭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볼륨을 키우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최근 승진한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 상품본부장 부사장에게 에잇세컨즈 사업부장을 겸직하게 하면서 에잇세컨즈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함께 승진한 정창근 에잇세컨즈 공급운영팀장 상무는 에잇세컨즈 상품담당팀 규모가 커진 데에 따라 상품담당으로 보직 이동했다. 에잇세컨즈 사업을 보다 본격화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적자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도 이서현 사장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다. 2015년 상반기 제일모직 패션사업은 8600억원의 매출액, 28억9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에는 영업손실만 22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서현 사장이 사내방송을 통해 던진 강력한 메시지도 이 같이 어려운 회사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사업 자체가 워낙 불황이기 때문에 ’오너십’을 통한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이서현 사장의 행보가 상당히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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