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5% 넘는 고금리 경쟁력 떨어져금융당국, 5년내 구조조정 칼바람 예상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와 KT는 ‘중금리 대출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겠다’고 선언하고 인터넷은행 출범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인터넷은행은 대부업이나 카드론보다 더 쉽고 빠르게 대출이 가능하다는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에서는 인터넷은행 출범 후 치열한 금리경쟁으로 5년 이내에 카드사와 대부업체의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고금리 대부업이나 카드론 간 금리 경쟁이 치열해져 자연스럽게 금리는 내려가고, 카드사나 대부업체의 수익성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빠르고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카드론, 대부업 대출의 장점을 모두 갖춰 이용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본격적인 금리경쟁이 시작되면 최소 5년내 자연스럽게 대부업체와 카드사들의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칠 것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 동일하게 예·적금과 대출 등을 취급하고, 오프라인 점포 없이 인터넷과 모바일 등 온라인으로 모든 업무가 이뤄진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대출 시에도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빠르게 이뤄지며, 자체 신용카드업도 가능하다. 오프라인 점포가 없어 24시간 고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인건비 절감으로 금리혜택을 더 줄 수도 있다.
중금리 대출시장에서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파격적인 금리 혜택을 무장할 경우, 카드사나 저축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금융대출 시장은 연 3~5%대의 은행권과 연 15~34%의 2금융권으로 양극화 돼있다. 은행권 대출이 거절된 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카드사나 저축은행에서 연 20%대로 돈을 빌려야 했다.
최근 카드론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의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카드론에 최고 연 26%∼27.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최고 수수료만 따지면 대부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카드론 이용자 중 20%가 넘는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이용자 비중은 평균 19.3%에 이른다.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도 대출 대부분을 연 25% 이상 고금리로 운용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업계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웰컴과 OK의 경우 대출잔액 1조2894억원 중 25% 이상 고금리 대출 잔액은 1조2151억원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 후 이용자들이 늘어나면 카드사의 고금리 카드론이나 대부업계로서는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고 중소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일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7000여개로 등록된 대부업체들 중 36개의 대형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일대 구조조정의 회오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론이나 대부업 이용자 중 상당부분은 조금만 더 신용등급을 관리하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차지한다. 비대면 채널로도 신청이 가능하고 돈을 빌리기가 간편한데다, 단기간 사용자가 많아 높은 금리에 대한 인식이 크게 없기 때문이다.
한 대부업체가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대부업체 이용자의 47% 가량은 신용등급 4~6등급의 고객이다. 카드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소득수준이 최저임금보다 30% 이상 높은 이용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카드사들도 인터넷은행 출범의 가닥이 잡히기 전까지는 향후 가장 큰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없었지만, 이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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