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원치료 약값 보상 입원의료비로 통합불면증·우울증 등 정신질환도 보장가능보험 중복가입자 자기부담금 모두 환급시스템 구축통해 보험금 청구도 손쉽게
<span style="font-weight:bold;">#대장암말기로 수년째 투병중인 이 씨는 얼마 전 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퇴원하면서 두 달치 표적항암제 처방을 받고, 지불한 2000만원 약값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보험사에 청구해 2000만원을 모두 보상받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보험사가 이 씨를 대상으로 소송을 냈다. 보험사 측은 퇴원시 추가 처방받은 약제비는 입원의료비가 아닌 통원의료비에 해당한다며 통원의료비 30만원을 제외하고, 지급한 보험금을 돌려달라는 입장이었다. 약관상 입원의료비에 해당할 경우 1회 최대 5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지만, 통원의료비는 1일 최대 30만원까지만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두개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김 씨는 등산을 하다가 크게 다쳐 넉달 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 병원비로 지급한 1500만원을 두 개의 보험사에 청구했다. 김 씨는 병원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보험사들은 자기부담금 10%를 차감하고 1350만원(각각 675만원)을 지급했다.
내년부터 첫 번째 사례와 같은 분쟁이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모호했던 퇴원 시 약제비 보상처리방식을 ‘입원의료비’ 보상으로 일괄 적용시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씨의 경우 내년부터는 퇴원할 때 처방받은 고액의 약값도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사례인 김 씨와 같이 2개 이상 실손의료보험 중복 가입자는 그동안 냈던 자기부담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 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 중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권익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금감원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2개 이상 가입한 실손보험 중복가입자들이 부담한 자기부담금을 보험사가 돌려주도록 권고 했다.
그동안 2개의 실손보험에 가입한 중복 가입자의 경우, 100만원의 병원비를 보장받으려면 지금까지는 가입한 2개의 보험사에 자기부담금 10%(또는 20%)를 제외하고 45만원씩(자기부담금 20% 경우 4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금감원은 ‘작성자불이익원칙’에 따라 약관상 명확하게 자기부담금 공제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가입자에게 받은 자기부담금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를 어긴 보험사들은 그동안 가입자들에게 받은 자기부담금을 돌려줘야 한다. 다만, 앞으로는 중복가입자에 대해서도 자기부담금을 공제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표준약관을 개정해 적용시킬 방침이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현재 실손보험 중복가입자에게 보험금 지급 시 자기부담금 공제에 대한 지급기준이 불명확한 상황이라 각 보험사가 중복가입자에게 받았던 자기부담금을 모두 돌려주도록 할 것”이라며 “보험사가 돌려줘야 할 보험계약건수는 60~70만건, 보험금은 250억원~3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보험사 실손보험 중복가입에 대한 불완전판매 제재 수위도 한층 강화된다. 실손의료보험은 중복 가입하더라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초과해 보상받을 수 없지만,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불완전판매로 인해 중복가입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복가입자 자기부담금, 퇴원시 약제비 보상 개선과 함께 이번 개선방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정신과 질환에 대한 보장 확대다. 그동안 정신질환은 진단이 주로 환자의 진술과 행동에 의존하고 정확한 발병시점 확인이 어려워 실손보험 보장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의료비 부담이 상당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증상이 비교적 명확해 치료 목적을 확인할 수 있는 일부 정신질환은 보장 대상에 포함된다. 내년부터 일시적 불안증이나 불면증, 경증 우울증, 가벼운 정신질환을 기존 가입한 실손보험에서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해외 장기체류자를 위한 실손의료보험 중지제도도 도입될 예정이다. 그동안 유학생 등 해외 장기체류자의 경우 해외 체류시에도 국내 실손의료보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계속 납입하던 것을 없애기로 한 것.
복잡했던 보험금 청구방식도 간편하게 바뀐다. 현재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병원비를 본인이 지불하고 진료기록과 영수증을 팩스나 우편, 또는 방문을 통해 보험사에 직접 청구를 해야 했다.
금감원은 이같이 복잡한 청구 과정을 ‘전화 한통’이면 끝나는 간편청구 시스템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가입자가 병원에 전화해 보험사에 진료기록과 병원비 등 정보제공에 동의하면 보험사 심사 후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그동안 청구 금액이 소액일 경우 각종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가입자도 상당했지만, 간편청구시스템이 갖춰지면 휴면 보험금도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입자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진료비영수증과 기록 등을 받아 보험사에 보내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의료기관과 보험사 간 연동 전산프로그램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며 “다만, 간편청구시스템 구축은 의료법상 제3자에 대한 진료기록 사본제공에 대한 법적근거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pan style="font-weight:bold;">※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질병 상해로 입원하거나 통원치료를 받는 경우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사가 보상하는 상품이다. 지난 2003년 국민건강보험을 보조하는 민간 보험형태로 도입돼 현재 가입건수가 3000만이 넘는 ‘제 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자리 잡았다. 연간보험료는 3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지영 기자 dw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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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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