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ESS 수요 변동에 주목정책 기대보다 실질적 성과 중요배터리사의 글로벌 경쟁력 과제
미국 중간선거 이후 반도체에서 이차전지로 투자 비중을 옮기려는 움직임에 신중론이 제기된다. 선거 결과보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수요 구조, 기업별 경쟁력을 따지는 선별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제언이 나온다.
증권가는 메모리 반도체의 중장기 투자 매력을 유지하면서 단기 정책 수혜 업종을 살피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우려가 반도체 투자심리에 부담이지만, 이를 곧바로 인공지능(AI) 인프라주의 장기 성장성 훼손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6일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심은 유지하되, 단기적으로는 친환경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이차전지·ESS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는 낮아진 PER과 함께 주문·이익 전망의 지속성을 확인하며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배터리는 정책 기대와 실제 판매 사이 간극을 먼저 따져야 한다. 최근 LS증권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1% 증가에 그쳤고,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18%, 34% 감소했다. 글로벌 수요가 늘었는데도 국내 3사는 모두 시장 성장률을 밑돌았다.
부진의 원인도 다르다. SK온은 주력인 파우치형 배터리 시장이 같은 기간 14% 축소된 영향을 받았다. 파우치형을 사용하는 완성차 업체가 제한적인 데다 각형 채택이 늘면서 시장 축소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SDI는 주력인 각형 시장이 25% 성장했는데도 점유율 하락으로 출하량이 줄었다.
같은 배터리 업체라도 회복에 필요한 조건이 다른 셈이다. SK온은 주력 제품 시장의 위축에 대응해야 하고, 삼성SDI는 성장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친환경 정책 기대가 커지더라도 개별 기업의 판매량과 점유율 반등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소재업체 역시 업종 반등의 온기가 고르게 퍼질 것으로 낙관하기 어렵다. 올해 1~8월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에서 리튬인산철(LFP) 비중은 65%로 확대됐고, 공급업체 상위 10곳은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국내 셀 업체의 성장률 부진과 파우치형 시장 축소,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감소를 지켜봐야 한다"며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했다.
친환경 정책 복원 기대 자체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오히려 기존 미국 전력망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려는 수요가 향후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블루 스윕 이후)친환경 정책 기대는 과도하다"며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친환경 정책을 의제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ESS는 친환경과 무관하게 전력 부족과 효율성 증대, 공급망 탈중국 논리로 수혜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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