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올해 최고점에서 30%가량 떨어진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실물 금 투자 수요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골드바와 금화 구매가 크게 줄어든 반면 중국에서는 오히려 늘었다. 금값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향후 매수 시점을 가늠하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세계금협회(WGC)가 발표한 '2026년 3분기 금 수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9월 한국의 골드바·금화 수요는 4.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30% 줄었다.
반면 중국의 실물 금 투자 수요는 78.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직전 분기보다는 구매량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세를 유지했다.
세계금협회는 한국에서 금값이 하락해도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일시적으로 구매가 늘었지만 이후 다시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금값 조정이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 특히 9월 현지 금값이 그램당 900위안 아래로 내려가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중국 증시의 부진과 국채금리 하락도 금 구매를 뒷받침했다.
금 소비 대국인 인도에서도 실물 금 구매가 크게 줄었다. 3분기 골드바·금화 수요는 55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감소했다. 세계금협회는 지난해와 달라진 축제 일정과 일부 투자자의 디지털 금 투자 전환 등을 감소 배경으로 꼽았다.
전 세계 골드바·금화 수요는 26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4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수요다.
세계금협회는 금값의 불확실성과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 주식시장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금값이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면서 매수를 미루는 투자자가 늘었고, 다른 투자처의 매력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국의 올해 1~9월 누적 골드바·금화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3분기 구매 감소가 올해 전체의 투자 위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제 금값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약 5595달러까지 올랐던 금값은 3일 3900달러 선으로 내려오며 30%가량 하락했다.
최근 금값 약세에는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서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국가별 구매 통계는 7~9월 실적으로, 최근 금값 급락 이후의 투자 움직임을 보여주는 자료는 아니다.
세계금협회는 향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금 수요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지정학적 불안과 금융시장 변동성은 안전자산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어 금값의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minibab35@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