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여부보다 합성 가능성·독성 등 기술 가치 중요"계산상 예측을 실제 데이터로 확인하는 과정 강조"플랫폼 비교, 미공개 데이터 활용 블라인드 평가 제시
"자체 AI를 보유하든 외부 AI를 활용하든 결과는 실험을 통해 입증돼야 합니다."
우상욱 팜캐드 대표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에서 AI 신약개발의 경쟁력을 판단할 기준으로 실제 실험 데이터를 꼽았다. AI 도입 여부보다 합성 가능성과 독성, 결합 친화도 등을 확인해 기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 'AI 신약개발, 빠름을 넘어 '가치'를 증명할 때' 세션에서는 AI 신약개발의 실질적인 가치 창출 방안이 논의됐다. 김한돌 베리에이셔널 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좌장을 맡았다.
우 대표는 물리학 기반 시뮬레이션과 AI를 결합해 유효물질에서 선도물질로 이어지는 단계의 물질을 제공한 뒤, 합성과 실험을 통해 평가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누가 실제 AI 기술을 갖고 있는지는 실험 결과가 증명한다"며 계산상 예측을 실제 데이터로 확인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짚었다.
박태용 갤럭스 대표는 AI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차별화된 성과를 제시했다. 단순히 AI를 사용한다는 사실보다 기존 방식으로 얻기 어려운 분자를 설계하거나 새로운 치료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AI가 어떤 가치 제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다른 이들이 해내기 어려운 차별화된 성과가 파트너십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플랫폼을 비교하는 방법으로는 미공개 데이터를 활용한 블라인드 평가를 들었다. 단백질 구조 예측 대회인 CASP처럼 정답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예측 결과를 제출하고 실험 데이터와 비교하는 방식이 객관적인 평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의 가치를 임상 성공 여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대표는 항체 설계 AI가 파트너사가 요구한 결합 친화도와 개발 가능성, 기능성 등을 충족했더라도 이후 임상시험은 다른 이유로 실패할 수 있다고 짚었다. 분자 설계 결과와 표적·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가설을 구분해 각 AI가 맡은 역할에 맞춰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쥐에 왕(Jue Wang) 인실리코 메디슨 글로벌 사업개발 총괄은 자체 신약 개발과 기술이전 경험이 플랫폼의 역량을 보여주는 수단이 된다고 봤다. 파트너가 기술이전을 검토할 때는 AI가 만들었는지보다 분자의 데이터 패키지를 우선하지만, 개발 과정을 공유하면 AI 활용 방식과 성과를 함께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왕 총괄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 사례를 들어 AI를 통한 표적 발굴과 분자 설계, 전임상 및 임상 결과를 논문으로 공개해 왔다고 소개했다. 회사는 소프트웨어 제공과 공동 신약 개발, 자체 자산의 기술이전 등을 병행하고 있다.
혁신성과 개발 위험 사이의 균형도 과제로 언급됐다. 새로운 표적을 겨냥하는 계열 내 최초 신약은 표적 자체와 분자를 모두 검증해야 하는 반면, 이미 검증된 표적에서는 분자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왕 총괄은 "가장 큰 가치는 혁신성에서 비롯되지만 모든 기업의 자원은 제한돼 있다"며 잠재적 가치와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자와 제약사 사이의 평가 기준을 맞추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로랑 틸망(Laurent Tilement) 밀라 퀘벡 AI 연구소 AI·헬스 파트너십 디렉터는 "기업마다 '검증'이라는 용어를 다르게 사용한다"며 "도구를 개발하기 전에 어떤 결과를 기대하고 무엇으로 성과를 판단할지 공통된 이해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AI의 장기적인 가능성과 별개로 생물학에 대한 이해와 데이터 생성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그는 "우리 몸에 대해 아직 아는 것이 많지 않다"며 "생물학적 시스템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데이터를 생성하는 등 여러 분야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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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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