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바보야, 문제는 물가야"···불타는 프랑스, 세계 금융시장 뒤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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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물가야"···불타는 프랑스, 세계 금융시장 뒤흔드나

등록 2026.10.18 21:44

김선민

  기자

프랑스 국기를 든 시위대. 사진=EPA/연합뉴스프랑스 국기를 든 시위대. 사진=EPA/연합뉴스


프랑스 전역에서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대규모 시위로 폭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방화와 약탈까지 벌어지며 경제적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더 주목하는 것은 프랑스의 막대한 나랏빚이다. 재정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사회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유럽을 넘어 세계 금융시장에 새로운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 전국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정부 추산 55만명, 주최 측 추산 80만명이 참여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의 폭력 행위로 상점과 공공시설이 파손됐으며 체포자는 약 1800명에 달했다.

경제적 손실도 발생했다.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카르푸는 수십 개 매장이 약탈과 파손 피해를 봤으며 손실액이 수천만유로에 이른다고 밝혔다.

시위는 교육환경 악화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에서 시작됐다. 이후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등에 대한 불만이 더해지면서 전국으로 확산했다.

실제 프랑스의 물가 상승세는 가파르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21.3%, 경유 가격은 44.1% 급등했다.

하지만 정부 역시 재정지출을 늘리기 어려운 처지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올해 119.3%에서 내년 121.7%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재정적자는 GDP의 5.4%로 유럽연합(EU)의 기준인 3%를 크게 웃돈다.

정부는 내년 540억유로 규모의 재정수지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위와 정치적 갈등이 격화하면서 정책 추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재정 악화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4.9%까지 올라 20여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 국채와의 금리 격차도 약 1.4%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자 부담도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전망한 국가채무 이자는 올해 792억유로에서 내년 912억유로로 늘어난다. 높은 금리로 기존 국채를 차환할수록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FT는 프랑스가 채권시장의 압박과 긴축에 대한 반발 사이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재정개혁이 지연되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해지고, 차입비용 상승이 다시 재정적자를 압박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문제는 프랑스가 유로존 2위 경제대국이라는 점이다. 국채 불안이 심화하면 다른 유럽 국가의 차입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최근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유로존 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에도 간접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의 EU 수출은 701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약 10%를 차지했다. 유럽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 수출기업의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유럽 금융불안이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과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도 우려된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에너지 등 수입물가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은 현재 프랑스의 차입비용 상승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당장 유럽 금융위기로 번질 상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프랑스 국채시장의 불안은 이번 시위 이전부터 진행됐다. 향후 시위의 지속 여부와 2027년 예산안 처리, 국채금리 추이가 재정위기의 확산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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