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사들의 새로운 수주전 승부처서울시 지원 정책 가속화인접 구역 묶는 대단지 개발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은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초대형 재건축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모아타운으로 눈을 돌리며 각자의 활로를 찾고 있다. 모아타운은 초대형 사업장 대비 경쟁이 덜하고 절차도 간소한 데다 서울시의 착공 속도전까지 겹쳐 중견 건설사 수주 경쟁도 가열되는 모습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 계룡건설, 제일건설,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BS한양, HS화성 등 중견 건설사들이 잇달아 모아타운 수주전에 뛰어들며 인접 구역을 하나로 묶은 '브랜드 타운' 조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아타운이란 낡은 저층 주거지 여러 곳을 하나의 구역으로 묶어 대단지 아파트처럼 정비하는 서울형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초대형 사업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는 특징이 있다. 인접 구역을 묶어 개발하면 설계·시공·자재 조달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고 브랜드 타운으로 조성하면 상품 경쟁력과 향후 추가 수주 경쟁력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서울시가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는 정책까지 잇달아 내놓으면서 정비업계에서는 모아타운이 대형사들의 격전지 '압·여·목·성'에 맞선 중견 건설사들의 새로운 승부처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호반건설이다. 지난 5월 중랑구 면목동 일대 면목역 6의3·4·5구역을 연이어 손에 넣으며 1391가구 규모의 '호반써밋' 타운을 짓고 있고 서울 동북권 랜드마크를 목표로 내걸었다. 더불어 인근 중화역 2-4구역 주변까지 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다. 계룡건설은 구로구 고척동 모아타운 1·2구역 시공권을 모두 확보했다. 두 구역을 묶어 약 2000가구 규모의 '엘리프'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제일건설은 강서구 화곡1동 모아타운 수주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354번지 일대 모아타운은 2-2·2-3·2-4구역 등 3개 가로주택정비구역으로 구성돼 임대주택 포함 총 192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그중 2-2구역과 2-4구역에서 제일건설이 시공사로 낙점됐다. 코오롱글로벌은 강북구 번동(서울시 모아타운 1호 사업지, 2060가구), 성동구 마장동 1~3구역(약 1600가구)을 비롯해 면목동, 천호동 등 전국 15곳 넘는 사업장을 확보하며 '하늘채' 브랜드 타운을 넓혀가고 있다.
동부건설도 모아타운 공략에 적극적이다. 지난 2월 중랑구 신내동 모아타운을 3341억 원(904가구)에 수주했고 앞서 고척동 4·5·6구역과 금천구 석수역세권 1~3구역까지 확보해 정비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지난해 처음 서울 모아타운에 진출한 BS한양도 면목역 2차 모아타운 2-1·2-3구역을 확보한 데 이어 추가 수주로 2000여 가구 규모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대구 건설업체인 HS화성도 면목동 일대에서 구역을 넓히고 있다. HS화성은 이달 면목본동 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지구에 인접한 4구역을 편입해 사업 구역을 확장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구역과 면목본동 2·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이번 4구역 편입으로 가구 수는 247가구에서 512가구로 늘며 모아타운 개발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면목본동 1구역까지 포함되면 일대는 15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이 같은 수주 경쟁의 배경에는 서울시 정책도 주효하다. 서울시는 지난달 2028년까지 1만 4000가구, 2031년까지 4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는 '모아타운 쾌속통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 도입 이후 현재 모아타운 137곳이 추진 중이다. 개별 모아주택 사업 기준으로는 156곳(약 4만3000가구)이 조합 설립을, 34곳(5000가구)이 사업시행 인가를 마치고 착공을 앞두고 있다. 초대형 사업장에서 밀려나 있던 중견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사업지 자체가 빠르게 늘어나는 이번 정책이 곧 새로운 기회인 셈이다.
정책의 실제 이행 사례도 잇따랐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심의 본위원회에서 금천구 시흥3동 972번지 일대(석수역 인근) 모아타운 관리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 노후 저층 주거지 3개 구역을 하나로 묶은 모아주택 사업시행계획안도 조건부가결했다. 대상지 선정 후 1년 6개월 만에 통합심의를 통과해 처리 기간을 절반으로 줄인 '모아타운 활성화' 시범사업 1호다.
같은 날 중랑구 중화동 299-8번지 일대 모아타운 관리계획도 승인·고시됐다. 7만5441.6㎡ 부지에 가로주택정비사업 4개 구역을 통합 정비해 2027년부터 공동주택 총 1778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열린 제10차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심의 소위원회에서도 광진구 구의동 587-58번지 일대 모아타운 관리계획안과 성북구 성북동 226-1번지 일대 모아주택 사업시행계획안이 나란히 가결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1차 모범 모아타운으로 광진구 건국대 모아타운, 금천구 석수역세권 모아타운, 관악구 난곡동 모아타운을 선정해 전자투표·온라인 총회 비용 지원 확대, 초기사업비·이주비 융자 우선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같은 대형 사업장에 집중하는 사이 중견사들은 그동안 가로주택정비나 소규모 재건축 정도만 해왔는데, 서울시가 모아타운을 시행하면서 오히려 기회가 됐다"며 "이미 브랜드를 갖고 있는 중견사 입장에서는 모아타운이 서울시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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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현진 기자
shj7890@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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