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한미-코리그룹 이해상충·내부통제 부실 의혹"비대칭 계약 조건 등 독립적 감사위가 직접 조사해야" 주장
라이프자산운용이 한미약품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상대로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이하 북경한미)에 대한 특별감사를 공식 요청했다. 거래 당사자 간 이해상충 구조로 내부통제가 부실해졌으며, 비대칭적인 계약과 판매대금 회수 지연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라이프자산운용은 한미약품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북경한미와 현지 유통사인 룬메이캉(Beijing Medi'Care Co., Ltd.) 간의 거래 내역 및 북경한미의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가 직접 감사를 수행한 뒤 오는 10월 30일까지 그 결과를 주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사회는 이에 필요한 자료·인력·예산을 지원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 시장에서 북경한미는 의약품 생산과 공급을 맡고, 룬메이캉은 유통을 전담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매도자와 매수자 관계인 만큼 가격 책정과 결제 조건을 둘러싸고 상호 견제가 이뤄져야 하지만, 라이프자산운용은 양측 의사결정 라인에 사실상 동일인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북경한미의 동사장(이사회의장) 겸 법정대표자가 룬메이캉의 지배회사인 홍콩 코리(COREE Company Limited)의 실질 소유주여서 정상적인 내부통제가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유통 계약 조건의 불공정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콩 코리의 2025년 연결 매출 중 87.7%가 한미그룹 제품에서 발생할 정도로 코리그룹의 의존도가 높은 상황임에도, 북경한미는 새로운 유통 조건을 타사보다 룬메이캉에 우선 제시해야 하며 룬메이캉은 우선 수락권을 가진다. 반면 북경한미 측은 계약 해지가 불가능하도록 체결돼 있어, 이러한 비대칭 조건이 어떤 승인 절차를 거쳐 확정됐는지 감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회수되지 못한 판매대금 규모도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 연결 기준 룬메이캉 관련 매출채권은 2023년말 351억원에서 2025년말 125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6월말 기준 잔액 역시 약 10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7월 채권 회수 계획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으나, 라이프자산운용은 단순 대금 회수만으로는 동일인이 거래 양측에 관여하는 구조적 한계를 해소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상법과 한미약품 정관 등에 자회사 조사 권한이 부여된 감사위원회가 직접 나서 계약 체결 경위, 채권 관리 및 대손충당금 설정, 모회사의 감독 실태 등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은 한미약품 자체의 사업성과 연구개발(R&D) 역량은 높게 평가했다. 실제 한미약품은 지난 8월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과 최대 약 3조1892억원 규모의 차세대 비만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가 기업가치로 온전히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지배구조와 내부통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공동대표는 "문제의 본질은 부실채권 그 자체가 아니라 감독의 부재이며, 이는 결국 지배구조의 문제"라며 "독립된 감사위원회가 직접 조사하고 그 결과를 주주에게 투명하게 보고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제안은 회사와 주주 전체의 장기적 이익을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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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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