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누적 영업손실 435억원 단숨에 만회상반기 영업익 2797억원···연간 기록 돌파600만장 흥행에 김대일 정부포상 후보까지
펄어비스가 7년 넘게 공들여 내놓은 신작 '붉은사막'으로 화려한 반전을 이뤄냈다.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최근 3년간 누적된 영업손실을 단숨에 만회한 데 이어 역대 최대 연간 영업이익까지 바라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만으로도 종전 연간 최대 기록마저 이미 갈아치웠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3930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연간 14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것에서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펄어비스는 최근 3년간 연간 영업손실을 지속해왔다. 지난 2023년 16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2024년 123억원, 2025년 148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적자만 435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검은사막이 꾸준한 매출을 냈지만 앞서 인수한 아이슬란드 소재의 개발사 CCP게임즈의 신작 부진 등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장기간 이어진 붉은사막 개발비 부담 역시 실적에 부담을 줬다. 펄어비스는 이에 최근 CCP게임즈를 매각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펄어비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21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동기 대비 2584.8% 급증한 규모다. 올해 2분기도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7411.1% 늘어난 67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2797억원을 거둔 것이다. 펄어비스의 역대 연간 영업이익 최대치도 이미 넘어섰다. 펄어비스는 지난 2018년 검은사막 대흥행 등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이 1669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냈다. 이를 올해 반기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연간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의 약 2.4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두게 된다. 3년간 이어진 적자를 털어내는 수준을 넘어 회사의 연간 이익 기록을 새로 쓰는 셈이다.
실적 반전을 이끈 주역은 단연 붉은사막이다. 붉은사막은 주인공 '클리프(Kliff)'와 회색갈기 동료들과의 여정을 담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Open World Action-Adventure) 게임이다. 자체 게임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BlackSpace Engine)'으로 구현한 사실적인 고품질 그래픽, 다이나믹한 액션과 전투, 자유도 높은 상호작용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20일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전 세계에 출시된 붉은사막은 초반부터 가파른 판매 흐름을 보였다. 출시 첫날 글로벌 판매량 200만장을 돌파한 데 이어 나흘 만에 300만장, 한 달이 채 되기 전에 500만장을 넘어섰다. 출시 83일 만인 지난 6월에는 누적 판매량 600만장을 달성했다. 펄어비스가 600만장 이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실제 판매량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판매 속도만큼 수익성도 빠르게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붉은사막의 손익분기점을 판매량 약 250만장으로 추산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출시 나흘 만에 개발비 회수 구간에 진입한 셈이다. 이후 판매량이 600만장을 넘어선 만큼 추가 판매분이 펄어비스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펄어비스는 올해 1분기 328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분기 기준 최고 매출이다. 이는 글로벌 붉은사막의 글로벌 흥행 덕이 컸다.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94%를 차지하며 지식재산권(IP)별 매출로 보면 붉은사막이 2665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은 91%에 달하며 붉은사막 IP 매출은 전체 매출액(1926억원)의 약 70%에 달하는 1361억원을 거뒀다.
장기간 축적한 개발 역량이 결실을 봤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펄어비스는 약 7년3개월 동안 200여명의 개발 인력을 투입해 붉은사막을 완성했다. 외부 엔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엔진을 활용해 독자적인 오픈월드와 전투 시스템을 구현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지며 비용 부담과 출시 지연 우려가 이어졌지만 출시 이후 성과로 그간의 투자를 회수하고 새로운 핵심 IP까지 확보했다는 평이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을 장기 IP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출시 이후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지속한 데 이어 오는 10월 16일 첫 번째 다운로드 콘텐츠(DLC) '미지의 여정'을 선보인다.
붉은사막의 성공은 또 다른 겹경사로도 이어졌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은 최근 검은사막과 붉은사막을 통해 K게임의 수출 경쟁력과 국내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6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정부포상 추천 후보에 올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붉은사막은 방대한 오픈월드 콘텐츠와 뛰어난 그래픽, 액션성 등이 글로벌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입소문을 탄 것으로 보인다"며 "검은사막을 통해 이미 북미·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점도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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