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제넥신, ADC 내성까지 겨냥···GX-BP1 '병용 파트너'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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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 ADC 내성까지 겨냥···GX-BP1 '병용 파트너' 승부수

등록 2026.09.14 17:11

이병현

  기자

오시머티닙·Dato-DXd 3제 동물실험서 완전반응SOX2 분해로 잔존 암세포 차단인체 장기투약 효능·폐 전달 안전성 검증 관건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제넥신이 차세대 표적단백질분해(TPD) 신약 후보물질 'GX-BP1'의 개발 영역을 항체·약물접합체(ADC) 내성 극복으로 확장했다. 기존 표적항암제나 ADC로 종양을 축소한 뒤에도 살아남는 잔존 암세포를 원천 차단해 병용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물실험을 통해 종양 재성장 억제와 ADC 저항성 극복 가능성을 확인했으나, 실제 신약 상용화로 이어지려면 종양 조직 내 약물 전달 효율과 반복 투여 시의 안전성, 인체 임상에서의 유의미한 생존 이득을 추가로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제넥신에 따르면 최재현 대표는 전날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폐암학회(WCLC 2026) 현장에서 GX-BP1의 비소세포폐암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과의 병용 데이터를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TROP2 표적 ADC인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DXd) 병용 요법 및 내성 극복 모델까지 데이터를 확장했다.

GX-BP1은 암세포의 줄기세포능 유지와 약물 저항성에 깊이 관여하는 전사인자 'SOX2'를 직접 분해하도록 설계됐다. 타깃 단백질인 SOX2에 결합하는 나노바디와 E3 리가아제 결합 도메인을 융합한 바이오프로탁(bioPROTAC) 형태다. 이 유전정보를 메신저리보핵산(mRNA)에 탑재하고 지질나노입자(LNP)로 감싸 세포 내로 침투시킨 뒤, 세포 자체의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활용해 표적을 파괴하는 기전이다.

회사가 제시한 병용 전략의 핵심은 기존 표준치료제가 건드리지 못하는 잔존 암세포의 차단이다. 제넥신 연구진에 따르면 EGFR 변이 폐암세포에 오시머티닙을 처리할 경우 세포 내 SOX2 발현과 함께 약물을 밖으로 퍼내는 배출 펌프 관련 유전자 발현이 동반 상승했다. 세포 내 약물 농도를 떨어뜨려 내성을 유발하는 경로다. 연구진은 SOX2를 사전에 분해하면 이 같은 약물 배출 저항성 기전을 억제해 치료 반응을 장기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특정 동물모델에서 관찰된 유전자 발현 변화를 모든 폐암 환자의 보편적 내성 기전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려운 만큼, 향후 SOX2 발현량에 따른 환자 선별 바이오마커 구축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데이터는 두 개의 실험으로 구분된다.

우선 EGFR 변이 폐암 마우스 모델 실험의 경우, 오시머티닙 단독 투여군은 20일간의 치료 종료 후 약 40일 차부터 종양 재성장이 확인됐다. 오시머티닙과 Dato-DXd를 함께 투여한 2제 병용군 역시 약 70일 이후 재성장이 관찰됐다. 반면 GX-BP1을 오시머티닙과 병용한 군은 100일 이상의 관찰 기간 동안 종양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했으며, 여기에 Dato-DXd를 더한 3제 병용군에서는 마우스 6마리 전수에서 종양이 육안상 사라지는 완전반응(CR)을 기록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완전반응에 대한 정밀한 조직학적 판정 기준과 개체별 장기 추적 데이터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이를 사람 대상의 완치율이나 재발 방지 효과로 직결해 평가하기는 이른 단계다.

별도로 진행된 Dato-DXd 저항성 동물모델에서는 GX-BP1 단독군의 종양성장억제율(TGI)이 92.3%, Dato-DXd 병용군은 115.3%로 집계됐다. '115.3%'라는 수치는 시험 기간 대조군의 종양이 약 4배로 커지는 동안 치료군에서는 기저 시점 대비 약 47% 감소한 결과를 대조군 대비 상대 비율로 산출한 지표다.

ADC 내성 공략은 글로벌 폐암 치료제 시장의 최신 트렌드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EGFR 표적치료제와 백금계 화학요법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Dato-DXd의 가속승인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통합 분석 기준 객관적반응률(ORR)은 45%,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6.5개월이었다. 치료 옵션이 열리며 반응 지속 기간을 늘리는 것이 업계의 공통 과제로 부상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진행 중인 글로벌 3상 'TROPION-Lung15' 임상처럼 오시머티닙과 Dato-DXd의 병용 연구는 이미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따라서 제넥신이 빅파마를 설득하려면 기존 표준 병용 요법에 GX-BP1을 얹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추가 생존 이득과 독성 대비 유효성을 분명히 증명해야 한다.

동물실험과 인체 임상의 투약 환경 차이도 따져볼 대목이다. 제넥신의 실험은 20일 단기 투약 후 약물을 중단한 상태에서 종양 재성장을 관찰한 데이터다. 실제 임상에서는 영상학적 질병 진행(PD)이나 심각한 독성이 발생하기 전까지 약물을 연속 투여한다. 단기 투약 모델에서 확인한 재성장 지연 결과가 암 환자 지속 투약 환경에서도 재현될지는 미지수다.

체내 전달 기술과 안전성 역시 임상 진입의 최대 관문이다. GX-BP1은 전사인자를 표적하므로 mRNA가 폐 종양세포 내부로 정확히 침투해야 한다. 제넥신은 폐 표적 LNP 기술을 통해 표적 장기 도달을 입증했다고 밝혔으나, 정상 폐 조직이 아닌 두터운 종양 미세환경 내부까지 충분한 농도로 침투해 SOX2를 고갈시킬 수 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약물 누적에 따른 복합 독성 문제도 남아있다. FDA의 Dato-DXd 승인 라벨에는 간질성 폐질환(ILD)과 폐렴, 중증 구내염 등 치명적인 부작용 위험이 경고됐다. 면역원성을 유발할 수 있는 mRNA-LNP 플랫폼에 강한 세포독성을 지닌 ADC를 중첩 투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폐 독성 증가 여부는 향후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최재현 제넥신 대표는 "GX-BP1을 타그리소 등 기존 EGFR 표적치료제뿐 아니라 차세대 ADC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폐암 표준치료제의 병용 파트너로 포지셔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독 요법이 아닌 병용 요법을 표방하는 만큼, 후속 단계에서 규명할 약물 간 상호작용과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기술수출 성사의 결정적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넥신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 대해 "GX-BP1이 기존 항암제 투약 초기 종양축소 효과를 강화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항암제에 대한 내성 극복 및 재발 가능성을 없애고 항암 치료의 효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결과"라면서 "이러한 효과의 핵심에 SOX2단백질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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