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단일종목 레버리지 손실은 개미 몫?···당국 책임도 따져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단일종목 레버리지 손실은 개미 몫?···당국 책임도 따져야

등록 2026.09.04 15:53

이자경

  기자

금투협, 레버리지 교육 수입 85억원···도입 당시 별도 의견·협의 없어금융위, 기본예탁금 1000만→3000만원·심화교육 1→2시간 강화입법조사처도 사전 쏠림·변동성 분석 여부 질의

reporter

"레버리지에 물렸다." 요즘 주변에서 심심찮게 듣는 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르면 두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는 얘기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따라붙는 말이 있다. 투자는 결국 본인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 등락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큰 수익을 기대한 만큼 그에 따른 위험도 투자자가 감수해야 한다.

투자에 앞서 위험을 공부하는 것도 투자자의 몫이다. 현재 레버리지 사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거래 경험도 없는 신규 투자자는 1시간짜리 기본교육과 2시간짜리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심화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교육과 기본예탁금 등의 진입 문턱을 만들었지만 출시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 수요는 빠르게 늘었다. 금융위도 시장 규모과 거래대금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기본예탁금은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아졌고 심화 사전교육은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었다. 모의거래도 의무화됐다.

진입 문턱을 높이자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기본예탁금 강화 전인 지난 7월30일 12조4000억원이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은 지난달 11일 7000억원으로 줄었다. 1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보호장치가 이후 강화됐다는 사실만으로 최초 정책 판단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당시에도 기본예탁금과 사전교육이라는 진입장치가 있었고 출시 이후 나타날 투자 쏠림과 변동성의 크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위험의 크기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것과 사전에 어디까지 검토했는지는 다른 문제다. 당국의 책임을 따질 기준은 투자자가 얼마를 잃었느냐가 아니라 상품을 허용할 당시 무엇을 검토했느냐에 있어야 한다. 왜 기본예탁금 1000만원과 1시간 심화교육을 최초 보호장치로 정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정부는 시장 과열을 예측하지 못했는가?'를 주요 질문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특정 종목으로의 자금 쏠림과 리밸런싱에 따른 변동성, 개인투자자의 투자행태 변화를 사전에 어떤 자료와 시나리오로 분석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가 진다. 정책의 책임은 고위험 상품을 허용할 당시 확인할 수 있었던 위험을 충분히 검토하고 그에 맞는 보호장치를 설계했는지를 검증받는 데 있다.

금융위는 최초 보호장치를 어떤 근거로 설계했는지, 유관기관들은 투자자 보호와 자율규제를 맡은 기관으로서 도입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답해야 한다. 투자자는 자신의 선택에, 제도권은 자신의 판단과 역할에 책임을 져야 한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