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K-바이오, '성장' 넘어 '혁신'으로···"시장 타이밍·임상 검증이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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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성장' 넘어 '혁신'으로···"시장 타이밍·임상 검증이 승부처"

등록 2026.08.28 14:36

이병현

  기자

시장 진입 타이밍·차별화된 임상 데이터가 성장 관건임상 검증과 제조 역량이 글로벌 신뢰 기반

박순재 알테오젠 의장(왼쪽에서 두 번째),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김건수 큐로셀 대표,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2026 좌담회에 참여했다. 사진=이병현 기자박순재 알테오젠 의장(왼쪽에서 두 번째),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김건수 큐로셀 대표,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2026 좌담회에 참여했다. 사진=이병현 기자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이 단순 생산과 수출 규모 확대를 넘어, 독자 신약 기술을 통한 글로벌 상용화 단계로 진입했다. 국내 혁신 바이오기업 리더는 다음 도약을 위한 핵심 조건으로 시장 진입 타이밍, 압도적인 임상 데이터, 선제적 제조 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2026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 2026)'가 진행됐다.

이날 스페셜 세션 'K-바이오 혁신 리더스 토크'에는 박순재 알테오젠 의장,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김건수 큐로셀 대표,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참석했다. 좌장을 맡은 박윤주 연세대학교 특임교수(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의 진행 아래 각 기업의 성장 전략과 차세대 기술 동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생산·수출은 규모, 기술수출은 혁신의 지표"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최정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이사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현주소를 짚었다.

최 이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액은 약 7조원, 수출액은 10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규모 역시 첫 20조원을 넘어선 2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최 이사는 "생산과 수출이 산업 규모를 보여준다면, 기술수출은 우리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혁신의 지표"라고 평가했다.

박순재 의장 "4~5년 뒤 시장 내다봐야···플랫폼도 비즈니스 전략 필요"


박순재 알테오젠 의장은 정맥주사를 피하주사(SC)로 변환하는 자사의 '하이브로자임(ALT-B4)' 플랫폼 성공 배경으로 철저한 시장 예측을 꼽았다.

박 의장은 "과거 두 번의 플랫폼 상업화 실패를 통해 시장이 원하는 타이밍과 기술이 일치해야 함을 배웠다"며 "앞으로 4~5년 뒤 시장이 요구할 기술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 수출 시 특정 기업에 독점권을 주지 않는 비독점 라이선스 아웃 전략이 초기 성과를 내는 데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대표 "플랫폼 기술, 결국 임상 데이터가 증명한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플랫폼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실제 임상 데이터에 있다고 못 박았다.

이 대표는 자사의 혈액뇌장벽(BBB) 투과 기술을 언급하며 "글로벌 빅파마의 신뢰를 얻으려면 동물 실험을 넘어 임상에서 효능, 약효 지속성, 독성 등 차별화된 데이터를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1세대 항체를 넘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등 차세대 모달리티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김건수 대표 "상용화는 연구와 별개···초기 인프라 투자가 관건"


지난 4월 국내 1호 CAR-T 치료제 '림카토주(성분명 안발셀)'의 품목허가를 획득한 큐로셀의 김건수 대표는 제조 역량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임상 1상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상업용 생산시설 투자를 결정한 것이 빠른 허가와 공급의 원동력이 됐다"며 "CAR-T와 같은 첨단바이오의약품은 환자 세포 채취부터 공장 제조, 재투여까지 전 과정이 안정적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종만 대표 "오가노이드, 평가 도구 넘어 재생치료제로 영역 확장"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의 진화를 예고했다. 단순한 신약 독성 및 효능 평가 도구를 넘어, 손상된 장기 조직을 복원하는 자가유래 장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아톰(ATORM)' 등으로 쓰임새가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복잡한 조직을 일정한 품질로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공정 자동화와 표준화가 시급하다"며 인허가 체계의 정비 필요성도 함께 역설했다.

"AI 융합 시도 활발···글로벌 속도전 대비해야"


이날 패널은 모두 인공지능(AI)의 신약 개발 기여도에 공감하면서도,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중국 등 경쟁국의 빠른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규제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물시험만으로 예측이 어려운 첨단 분야는 환자 안전을 전제로 임상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자본 시장 위축에 대비한 유연한 자금 조달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박 의장은 "요새는 중국을 쳐다보면 너무 두렵다"면서 "우리가 신약 하나를 해보려고 하면 벌써 중국에서는 한 10군데가 하고 있는데, 중국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엄청나게 발전한 상황에서 K-바이오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과 경쟁하려면) 투자업계도 아낌없이 지원해야 하고, 식약처도 제도를 빨리 변화시켜 국내에서 임상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중국과 경쟁하는 것 뿐 아니라 협력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국 기업의 자본·임상·개발 역량을 활용해 한국 플랫폼의 범위를 넓히자는 접근이다.

그는 "중국의 이노벤트라는 회사를 대한민국이 철저하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면서 "초기에 선점하고, 앞서가는 중국과 경쟁하면서 어쩌면 중국과 파트너십을 통해 플랫폼 개발을 확장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 역시 중국을 CAR-T 분야 후발 경쟁자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임상 결과가 빠르게 나오는 주요 혁신 시장으로 평가했다.

김 대표는 "CAR-T 관련 글로벌 콘퍼런스에 가면 거의 대부분의 새로운 것들이 중국에서 나온다"면서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잘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미국이나 유럽 회사들이 한국이나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둘 때 늘 한국과 중국을 저울질한다"며 "한국에서 임상하기가 어떤지, 중국에서 임상하기가 어떤지를 비교해 중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제도적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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