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마진 높은 SUV에 전동화 파워트레인 적용전기차 수요 감소 속 EREV 등 신규 개발전동화 속도전보다는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
전기차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하이브리드 및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앞세워 전동화 전략 속도 조절에 나섰다. 전기차를 포기하는 대신 당장 수요가 몰리는 하이브리드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EREV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사이의 수요를 흡수하면서 차세대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2만53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5%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 판매는 4만193대로 9.7% 감소했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판매는 11만4870대로 50.0%, 기아는 11만451대로 85.3% 각각 늘었다. 미국에서 현대차·기아가 판매한 하이브리드가 전기차보다 5배 이상 많았던 셈이다.
하이브리드 제품군이 판매뿐 아니라 실적 방어에도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투싼·싼타페·스포티지·쏘렌토 등 판매 마진이 비교적 높은 SUV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접목하면서 친환경차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평균판매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기차처럼 대규모 충전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고 기존 엔진 생산시설과 공급망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부담 역시 상대적으로 작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2만7019대로 전체 신차의 26.7%를 차지해 전기차(23.4%)를 앞섰다.
현대차·기아는 한 발 더 나아가 EREV를 준비하고 있다. EREV는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유사하지만, 엔진이 바퀴를 직접 구동하는 대신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을 한다.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감과 하이브리드를 뛰어넘는 장거리 주행 능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27년부터 북미와 중국을 중심으로 EREV를 출시할 계획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960km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기아도 하이브리드 판매를 2026년 69만대에서 2030년 11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역시 현대차·기아가 놓지 않는 핵심축이다. 기아의 올해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11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8.4% 증가하는 등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 순수 전기차 판매량을 10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기아 승부처는 전동화 속도보다는 전기차·하이브리드·ERERV를 시장별 수요에 맞춰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하느냐로 옮겨갈 전망이다. 전기차 전환이 한 번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여러 파워트레인을 동시에 확보한 업체가 오히려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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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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