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1397.70원 마감···20일 오전 8시30분 1389.0원반도체 환전·무역흑자에 달러 공급 우위···弱달러도 가세1350원 추가 하락 전망도···유가·외국인 수급은 반등 변수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 아래로 무너진 이후 추가 하락 압력을 받으며 1380원대까지 하단을 낮추고 있다. 글로벌 미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수출기업들의 대규모 달러 매도(네고) 물량과 역대급 무역수지 흑자가 한데 겹치면서 국내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압도한 결과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8시30분 1389.0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1390원대로 오르는 등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에는 전 거래일보다 14.10원 내린 1397.70원에 주간거래를 마쳐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에 1300원대 종가를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달 초 1560원에 근접한 뒤 빠르게 하락했다. 지난달 8일 1498.5원(오후 3시30분 주간 종가 기준), 17일 1478.5원, 이달 7일 1416.1원으로 내려온 데 이어 20일에는 1380원대까지 하단을 낮췄다.
미국의 7월 고용과 소매판매가 부진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졌다. 미국 재무부가 19일(현지시각)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자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가 더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98.797로 지난 5월 29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더 직접적인 동력으로 꼽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일 국채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의 하락 기조가 흔들리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달러 수급"이라며 "달러 공급 우위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하며 보유 외화를 환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장 마감 뒤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쌓인 무역수지 흑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한다. 올해 1~7월 무역수지 흑자는 1680억달러로, 시장에서는 연간 흑자가 3600억달러를 웃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는 기존 연간 최대인 2017년 952억달러의 약 4배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도 "달러 약세로 비달러 통화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고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지속 출회되면서 환율 하방 압력이 강한 추세"라고 진단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달러 매도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복귀, 수출기업의 환전 물량이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속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에서는 달러 공급 우위와 미·일 당국의 엔화 강세 유도 정책이 이어지면 환율이 135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 연구원은 "단기간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한 만큼, 9월까지는 14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한 뒤 4분기부터 다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등 변수도 남아 있다. 수입업체 결제와 해외투자 수요,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이란 긴장 격화는 원화 약세 요인이다. 미국 물가 반등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살아나거나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해도 달러 수요가 커진다.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환전이 끝난 뒤에도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이어지는지가 1300원대 안착을 가를 전망이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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