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효율화·사업 재편 영향 반등에너지저장장치로 수익원 모색비경상적 요인 제외 수익성 주목
국내 배터리 3사가 7개 분기 만에 나란히 흑자를 냈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 속에서 생산 효율화와 사업 재편으로 버틸 체력을 키운 결과다. 하반기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로운 수익축으로 키워 어렵게 되찾은 흑자 흐름을 단단히 굳힌다는 전략이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매출 3조7688억원과 영업이익 2038억원을 냈고, SK온은 매출 2조9460억원, 영업이익 8218억원을 거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두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났고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7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이 본격화한 2023년 이후, 세 회사가 동시에 흑자 성적표를 낸 건 2024년 3분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흑자를 이어가던 가운데 SK온이 240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3사 동반 흑자를 완성했다. 그러나 SK온이 다음 분기 다시 3000억원대 적자로 돌아서면서 일회성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번 동반 흑자는 수년간 이어진 사업 재편과 비용 절감, 재무구조 개선의 결과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결이 다르다. 전기차 시장 회복만을 기다리는 대신 생산 효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등 각사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생산거점을 한발 앞서 확보한 전략이 주효했다. 전기차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발 빠르게 전환했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AMPC)을 방어막으로 활용하며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렸다. 유럽 공장의 가동률 개선과 고수익 원통형 배터리 판매 확대도 실적을 견인했다.
SK온은 안정적인 체력 비축에 집중했다. 지난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SK엔무브 등을 잇달아 합병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했다. 이어 올해 2분기에는 포드와의 블루오벌SK 합작 체제를 정리하고 테네시 공장을 단독 운영으로 전환하며 재무 부담을 크게 덜어냈다. 여기에 아시아 지역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노력이 더해져 흑자 전환에 힘을 보탰다.
삼성SDI는 불황 속에서도 미래 투자를 지속한 것이 적중했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미국 GM 합작공장과 헝가리 공장 증설, 전고체 배터리 라인 등에 과감히 투입했다. 미래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2분기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 등 고출력 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까지 챙겼다.
다만 이번 동반 흑자를 배터리 업황의 본격적인 회복 신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AMPC가 전체 영업이익을 웃돌아 이를 제외하면 본업에서 적자를 이어갔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AMPC와 고객 보상금 등 비경상적 요인이 실적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각사의 체질 개선이 손익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보조금과 일회성 요인을 걷어내고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시장 회복과 추가적인 비용 절감에 더해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성장하는 ESS 사업을 새로운 수익축으로 키워 실적 개선의 지속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지난 5월과 6월, 북미 GM 합작 2공장과 혼다 합작법인에서 ESS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ESS 생산량을 상반기 대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오는 10월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해 연내 고객사 공급에 나선다. 이미 2029년까지 생산 능력의 상당 부분을 수주 물량으로 채워둔 상태라, 추가 프로젝트 확대를 대비한 증설도 검토 중이다.
상대적으로 ESS 시장 진입이 늦었던 SK온 역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국내 서산 공장과 미국 공장 등 기존 전기차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기여를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20GWh 이상의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2분기 흑자는 캐즘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각사의 라인 유연화와 고육지책이 빛을 발한 결과"라며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반등 전까지 ESS 시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하느냐가 하반기 흑자 기조 정착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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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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