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루 만에 546조 증발···반도체 흔들리자 코스피 7000선 붕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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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546조 증발···반도체 흔들리자 코스피 7000선 붕괴(종합)

등록 2026.07.13 16:46

김호겸

  기자

중동 정세 불안 속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산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이 지수 하락 주도레버리지 ETF 매도와 반도체 쏠림 현상 심화

코스피 종가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표시돼 있다. 이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10.70% 급락한 25만4500원에, 2위 SK하이닉스는 15.37% 폭락한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강민석 기자코스피 종가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표시돼 있다. 이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10.70% 급락한 25만4500원에, 2위 SK하이닉스는 15.37% 폭락한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강민석 기자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투매에 8%대 급락하며 7000선을 내줬다. 중동 지역의 긴장 재확산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한 가운데 반도체 업황의 정점 통과 우려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인 매도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의 낙폭이 다른 아시아 시장보다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지수가 8% 이상 하락하며 코스피 시가총액도 10일 종가기준 6118조6043억원에서 13일 5572조4851억원으로 546조1192억원 감소했다.

장중에는 지수가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서 올해 일곱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앞서 오전에는 코스피200 선물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은 3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지수 하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는 15.37% 내린 184만5000원에 마감하며 200만원선이 두달 만에 무너졌으며 삼성전자도 10.70% 급락했다. SK스퀘어와 삼성전기도 각각 17%와 18%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에서 반도체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관련 종목의 급락이 지수 전체를 끌어내린 셈이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가 하락의 계기를 제공했지만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부진은 반도체 쏠림과 레버리지 수급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급락 배경으로 중동 정세 재악화와 메모리 반도체 차익실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수급을 꼽았다. 삼성증권은 "일본 키옥시아가 장중 12%가량 하락했는데도 닛케이225지수는 2% 안팎 내리는 데 그쳤고 대만 증시는 오히려 상승했다"며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급락은 중동 변수보다는 메모리 반도체 투자심리 악화와 지수 내 높은 반도체 비중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상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지수 하락 기여도가 가장 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연계된 레버리지 ETF가 높은 변동성과 맞물리면서 낙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레버리지 상품에서 손실이 확대되면 반대매매와 신용융자 투자자의 자신감 약화로 이어져 추가 매도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효과가 국내 본주로 확산하지 못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SK하이닉스 ADR은 지난 10일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약 13% 높게 거래를 마쳤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상장 재료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ADR 프리미엄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상휘 연구원은 "TSMC ADR도 대만 본주보다 통상 15% 안팎 높은 가격을 인정받고 있다"며 "같은 기업이라도 상장된 시장의 접근성과 투자자 친화성, 국가와 시장에 대한 평가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시장의 구조적 차이가 유지되는 한 SK하이닉스 ADR의 프리미엄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판단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이번 급락을 반도체 사이클 종료보다는 밸류에이션 조정과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수급 충격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으나 낙관론이 약해졌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메모리 가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의 중장기 성장 전망은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 목표주가 하향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ADR 상장 흥행에도 메모리 업황의 정점 통과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고 반복되는 급등락이 투자자 피로도를 높여 수급 이탈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연구원은 "일부 증권사에서 목표주가 하향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보다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투자자예탁금과 신용융자 잔액이 지수와 함께 둔화하고 반대매매 비중까지 높아지고 있어 이번 하락을 단순한 단기 조정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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