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순자산 507조···괴리율 관리 주문운용사 42.4% 의결권 사유 형식적 기재상품 베끼기·모험자본 확대도 당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상장지수펀드(ETF) 거짓·과장광고와 형식적인 의결권 행사 공시 관행을 바로잡을 것을 주문했다.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와 함께 ETF 괴리율 관리에도 힘쓰고, 모험자본 공급자로서 역할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협회장과 20개 자산운용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CEO 간담회를 열고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현황과 주주권 행사 체계, ETF 시장 현안 등을 논의했다. 참석 대상에는 삼성·미래에셋·KB·신한·한국투자·NH아문디·우리·키움자산운용 등이 포함됐다.
이 원장은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운용사의 책임도 커졌다고 강조하며 올해 상반기 자본시장에서 지수 상승과 함께 쏠림 현상과 변동성 심화 등 위험 요인도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2022년 78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97조100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5월 말 507조4000억원까지 확대됐다.
ETF 광고와 관련해서는 강도 높은 개선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과장광고 등 시장질서 저해 행위에 대한 특단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며 "업계에 모범이 돼야 할 대형 운용사에서 이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투자자가 ETF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운용사 광고에 주로 의존하는 만큼 광고 제작과 자체 심의 단계에서 정확한 투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TF 운용 과정에서는 LP 증권사와 함께 괴리율 관리에도 힘쓸 것을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운용업계도 무분별한 유사 상품 출시인 이른바 '상품 베끼기'를 줄이기 위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의결권 행사 관행은 행사율과 반대율이 높아졌지만 공시의 질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모펀드의 의결권 행사율은 2024년 79.6%에서 지난해 91.6%, 올해 91.8%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반대율도 5.2%에서 6.8%, 8.2%로 높아졌다.
다만 올해 점검 대상 자산운용사 285곳 가운데 121곳은 절반 이상의 의결권 행사 사유를 '주주총회 영향 미미'나 '주주권 침해 없음' 등 형식적인 문구로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점검 대상의 42.4%에 해당한다. 이 원장은 이를 '복사·붙여넣기식 공시'로 규정하고 투자자가 의결권 행사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행사 정책과 공시 체계를 정비하라고 주문했다.
주주권 행사를 뒷받침하는 내부통제 체계도 CEO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점검 결과 전담조직과 수탁자책임위원회, 성과지표(KPI) 등을 갖춘 운용사가 주주 활동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조직 구성과 성과보상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CEO가 직접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모험자본 공급 확대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가 유망기업을 분석하고 발굴해 투자자금을 공급하고, 성장 과실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생산적 금융의 선순환 구조 정착에 기여해 달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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