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SK에코플랜트 등 대형사 팹 건설 주도 전망산업단지 조성 본격화···전력·수처리·주거 인프라 수요 확대동부·금호 등 중견사 수혜 기대···지역 업체 참여 가능성도
이재명 정부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건설업계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시설(팹) 건설은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 등 대형 건설사가 주도하고,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추진되는 전력·용수·도로·주거 등 배후 인프라 사업은 중견 건설사들이 맡는 방식으로 수혜가 나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비수도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시설과 산업단지, 연구개발(R&D) 시설, 배후 도시 조성 등을 포함한 전체 투자 규모가 장기적으로 47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단순한 공장 건설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 단지와 연구개발 시설은 물론 도로와 철도, 송배전 설비, 용수 공급시설, 수처리 시설, 물류시설, 배후 주거단지까지 함께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 개발 사업이다. 공장 한 동을 짓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도시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장기 프로젝트인 셈이다.
다만 실제 수혜 구조는 사업 분야에 따라 뚜렷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핵심인 반도체 생산시설은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 등 대형 EPC(설계·조달·시공) 업체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첨단 반도체 공장은 초정밀 클린룸과 특수 배관, 공조·전력 시스템 등 고난도 시공 기술이 필요한 데다 생산 공정에 대한 이해와 보안 유지 역량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면서 계열 건설사와 검증된 전문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축해 왔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용인 국가산업단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대형 EPC 업체들이 핵심 공사를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신규 클러스터가 조성되더라도 이 같은 발주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팹은 일반 산업시설과 달리 공정 이해도와 보안 유지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일부 전문 업체가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핵심 생산시설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발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추진되는 배후 인프라 시장은 중견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꼽힌다. 진입도로와 철도 등 교통망을 비롯해 송배전 설비와 변전소, 용수 공급시설, 수처리 시설, 물류시설, 기숙사와 배후 주거단지 등 다양한 공사가 동시에 추진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동부건설과 금호건설 등을 대표적인 수혜 후보로 거론한다. 동부건설은 토목과 산업시설 시공 경험을 갖추고 있고, 금호건설은 환경과 공공 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 속에서 비주택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실적도 있다. 동부건설은 SK하이닉스 청주지원관 프로젝트를 준공한 데 이어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 공사를 수행했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는 1287실 규모 기숙사 공사를 수주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345kV 변전소 신축공사를 맡아 반도체 전력 인프라 시공 경험을 쌓았다. 아이에스동서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벽체 공사 등에 참여하며 관련 실적을 확보했다.
업계는 이 같은 선례를 감안할 때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가 확대되면 중견 건설사들도 생산시설 자체보다는 산업 인프라와 지원시설 분야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가 전략사업인 만큼 핵심 생산시설과 주요 공사는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발주될 가능성이 높아 지역 건설사들의 직접적인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 업체들은 일부 토목공사나 하도급, 공동도급 방식 등을 통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공장만 짓는 사업이 아니라 산업과 도시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장기 프로젝트"라며 "대형 건설사는 생산시설을, 중견 건설사는 산업 인프라를 중심으로 각각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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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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