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0원 올랐는데 지출은 100원?···소상공인 "생존의 문제"

보도자료

최저임금 10원 올랐는데 지출은 100원?···소상공인 "생존의 문제"

등록 2026.06.24 14:45

김선민

  기자

2027년 적용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계 기자회견.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2027년 적용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계 기자회견.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노동계가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이제는 인상 여부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절박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4일 중소기업계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최소한 숨을 쉴 수 있도록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 수준으로 동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연쇄효과'였다. 곽인학 한국금속패널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4대 보험료와 퇴직금, 각종 법정수당까지 함께 오르면서 기업이 실제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 증가 폭은 훨씬 커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숙련 근로자의 임금도 함께 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신입사원과 숙련자의 임금 차이가 줄어들거나 역전되면 숙련 인력 이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의 위기감도 상당하다. 이기재 한국펫산업연합회 회장은 "현장에서는 인건비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더 이상 줄일 수도, 버틸 수도 없는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고물가와 소비 둔화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연간 폐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은 많은 사업장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러한 분위기를 수치로 보여줬다. 중소기업·소상공인 99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2.6%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경영에 부담된다는 응답은 무려 77.6%에 달했다. 특히 "매우 부담된다"는 응답만 30.5%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보여줬다. 응답 기업들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신규 채용 축소'(24.6%), '기존 인력 감원'(24.0%), '임금 동결·삭감'(22.0%)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신규 채용 축소와 감원을 합치면 48.6%에 달했다. 기업 두 곳 중 한 곳이 사실상 고용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매출 10억 원 미만 기업에서는 사업 종료를 검토하겠다는 응답이 11.3%까지 올라갔다.

경영환경 악화도 뚜렷했다. 응답 기업의 60.4%는 지난해보다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체감 경기는 더 나빴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매출은 늘지 않는데 인건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인건비 증가 시 대응 방법으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43.6%로 가장 높았다.

이번 논의에서 또 하나의 핵심 쟁점은 업종별 구분 적용이다.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6.1%가 업종별 구분 최저임금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카페, 음식점, 제조업, IT기업의 수익 구조가 다른 만큼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문제 제기다.

최저임금 논의는 매년 반복되지만 올해는 유독 팽팽하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감소를 이유로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속에서 추가 인상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 그리고 그 결과가 고용시장과 자영업 현장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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