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유증 본궤도···9000억 태양광 투자채무상환·미래투자 병행···재무·기술 보강중국 저가 공세 속 고효율 제품 전환 가속
중국발 저가 공세에 흔들린 한화솔루션이 1조7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태양광 사업 재건에 나선다. 조달 자금 중 9000억원을 페로브스카이트 탠덤과 TOPCon 등 고효율 태양광 기술에 투입하며 가격 경쟁에서 기술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전략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태양광 사업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추진 중인 1조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이날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을 계기로 본궤도에 올랐다. 금감원이 추가 정정 요구를 하지 않으면서 이날부터 효력을 갖고 1차 발행가액 확정을 시작으로 구주주 청약과 일반공모 청약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 26일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금감원 심사 과정에서 두 차례 정정 요구를 받았다. 금감원은 유동성 리스크의 구체적 상황과 유상증자 외 자금 조달 방안, 중장기 손익 추정 근거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규모를 1조8000억원으로 낮춘 데 이어 지난달 26일 자진 정정을 통해 채무상환 예정 금액을 1000억원 추가로 줄였다. 이에 따라 최종 유상증자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으로 조정됐다.
이번 유상증자의 핵심은 자금 사용처다. 한화솔루션은 전체 조달 자금 가운데 8000억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하고, 9000억원을 미래 태양광 사업 투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태양광 사업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9000억원 중 1000억원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파일럿 라인 업그레이드에, 나머지 8000억원은 탠덤 양산 라인 구축과 TOPCon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된다. TOPCon은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인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주요 경쟁 기술로 꼽힌다.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결합해 발전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기술이다.
한화솔루션이 기술 투자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태양광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과 저가 공세로 글로벌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태양광 제품 가격은 하락했고, 비중국 업체들의 수익성 압박도 커졌다. 단순 생산능력 확대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만큼,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투자 재원을 고효율·고출력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투입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한화큐셀의 행보도 이 같은 유상증자 자금 활용 방향과 맞물려 있다. 한화큐셀은 전날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을 달 표면 우주태양광 실증 프로젝트에 공급하기로 했다. NASA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극한 환경에서 탠덤 셀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 자금이 투입될 탠덤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넓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미국 생산 기반 확대도 유상증자 이후 태양광 투자 전략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서 태양전지 셀 양산을 시작하고, 미국 내 통합 태양광 생산기지인 '솔라 허브' 구축을 마무리했다. 잉곳, 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미국 내에서 갖추게 되면서 향후 유상증자 자금이 투입될 TOPCon 생산능력 확대와 탠덤 양산 기반 구축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한화솔루션이 고효율 제품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미국 현지 생산 기반과 탠덤·TOPCon 투자를 통해 기술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구조 개선뿐 아니라 태양광 사업의 기술 전환을 위한 재원 마련 성격이 크다"며 "향후 관건은 탠덤·TOPCon 투자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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