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페루에 EV2~EV9 8개 모델 상표 출원현지 시장에 전동화 모델 판매 추진 가능성트림명 세분화···새로운 네이밍 전략 본격화
기아가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페루에서 전기차(EV) 라인업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가운데, 남미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 속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에 공세를 강화하며 글로벌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이다.
12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최근 기아는 페루에 EV2~EV9까지 총 8개 차명에 대한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의 EV 시리즈는 소형부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단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전기차 라인업이다.
EV 시리즈는 페루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다. 현지에 아직 전기차 라인업이 들어서지 않은 만큼, 이번 상표 출원은 향후 페루 시장에 전동화 판매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EV2의 경우 한국에서도 아직 판매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출시 예정 라인업까지 상표권을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또, 이번 상표 출원에서 북미 시장 중심으로 활용되던 EV 트림 체계를 포함한 점도 눈길을 끈다. 기아는 전기차 라인업의 트림 체계를 세분화하기 위해 ▲라이트(보급형) ▲랜드(오프로드·아웃도어) ▲웨이브(감성·레저) ▲윈드(공기역학적 디자인)의 새로운 네이밍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 출원 과정에서는 EV2~EV9 모델명에 모두 '웨이브(Wave)' 트림명이 덧붙여 포함됐다. '웨이브'는 기아의 EV 라인업 내 풀옵션급 상위 트림명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분화된 트림 적용으로 복잡한 옵션 구성을 단순화하고,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선택지를 확대하려는 구상이다. 업계는 이 같은 네이밍 전략을 향후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확대·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아직 페루 시장에서 EV 시리즈가 판매되고 있지 않다"면서도 "상표 출원만으로 현지 제품 출시나 판매 계획을 확정 지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지난해 말 기준 페루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남미 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신차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데다가 관세 등 대외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아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4.5%로 높여 잡았다. 같은 기간 신흥시장에서는 판매량 148만대, 점유율 6.6%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해 신흥시장 판매량이 100만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5년간 약 50만대 규모의 추가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남미 시장은 완성차 업체에서 꾸준히 주목해온 신흥시장"이라며 "기아의 이번 행보는 향후 진출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확보하고, 중국 업체 등 경쟁사의 권리 선점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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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yee9611@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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