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급 협상 난항···재계 "부작용 우려"

보도자료

삼성 성과급 협상 난항···재계 "부작용 우려"

등록 2026.05.12 17:49

정단비

  기자

노사 사후조정 이틀째도 평행선"고정 성과급 땐 투자 위축 우려"삼성發 성과급 요구 확산 가능성

사진=강민석 기자사진=강민석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이틀간의 사후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 노동조합 측은 성과급 제도화를 요구하며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요구가 자본 운용의 경직성을 키우고 산업 전반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주관 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화를 놓고 여전히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기존 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초과 성과분에 대한 특별포상을 추가하는 방식의 제도화 방안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정 기준에 따라 성과급 지급을 제도화하되 경영 환경과 실적 변동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반면 노동조합 측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합 측 요구안은 재원 규모의 과도함을 넘어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이를 감안한 투자와 비용 구조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고정해 성과급으로 배분할 경우 업황 둔화 시 미래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에서 자본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질 경우 중장기 경쟁력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같이 국내 산업계에 영향력이 큰 기업에서 성과급 고정 비율 모델이 정착될 경우 동일한 요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영환경과 재무 여력, 업종 특성이 다른 기업들까지 이를 따라가야 하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 전반의 투자 위축과 고용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도 파급효과가 거론된다. 대기업이 고정 비율 기반의 높은 성과급 체계를 구축할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과의 보상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력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구조적으로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자동 배분하는 경직된 구조가 아니라 경영 여건과 투자 계획, 업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되 초과 성과분에 대해 특별포상을 추가하는 방식의 제도화를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성과 공유의 틀은 명확히 하면서도 반도체 산업 특유의 경기 변동성과 대규모 투자 수요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기존 OPI 제도에 대해서는 노사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의 최대 쟁점인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두고 중노위 사후조정에서 '유연한 보상 제도화'와 '영업이익 15% 사용을 포함한 제도화'가 정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현행 OPI 제도와 특별보상을 결합한 구조는 경영 실적에 따라 지급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에 방점이 찍혀 있는 제도라는 평가다.

경영이 어려울 경우에는 기존 OPI 제도 수준에서 지급하고, 지금처럼 경영 성과가 좋을 때는 별도의 성과급을 추가 지급하는 형태다. 또한 재원 사용 측면에서도 메모리사업부는 경쟁사 대비 동등 수준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는 체계인 만큼 실제 지급 규모도 상대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은 유연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반면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고정 성과인센티브 지급 제도화'는 사실상 성과급을 고정비에 준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테크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명문화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막대한 고정비 부담은 적자 전환 시기나 위기 상황에서 기업 경영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산정 방식은 국내 산업계 전반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노조 요구대로 영업이익의 15% 지급이 확정될 경우 다른 대기업과 IT업계에도 동일한 요구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실제 최근 카카오는 영업이익 10%,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이익 20%, 현대차와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30%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성과급 제도화를 수용할 경우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다른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공공부문까지 영업이익 분배 요구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결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사 간 보상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고착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여력이 부족한 협력사들은 인력난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게 되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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