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이동 수단, 분류와 용어도 시대에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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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수단, 분류와 용어도 시대에 맞아야

등록 2026.04.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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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 분류는 크게 배기량(㏄)과 크기(길이*높이*너비) 기준을 따른다. 그러던 어느 날 배기량이 없는 BEV가 등장했다. 분류를 고민하던 국토교통부는 자동차관리법 내 분류에 전기 동력의 최대 출력 숫자를 넣었다.

이때 등장한 전기차가 경차였던 터라 '출력 80㎾ 미만'을 명문화했다. 마력으로 환산하면 최대 107마력 수준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후 분류법 기준 변경이 멈췄고 전기차 종류가 증가했다. 뒤늦게 전기차는 크기만으로 소형, 중형, 대형을 구분하기로 했다. 길이 4.7m, 너비 1.7m, 높이 2.0m 이하면 소형, 셋 중 하나라도 기준을 초과하면 중형, 셋을 모두 초과하면 대형이다.

또 다른 분류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구분이다. 엔진 배기량 기준은 자동차관리법과 같지만 크기가 아닌 '중량(㎏)'과 '탑승인원'을 기준으로 삼는 게 차이점이다. 환경적 관점에서 배출가스를 관리하는 제도여서 크기는 문제 삼지 않는다. 효율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는 중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형 승용차는 배기량 1,000cc 이상, 중량 3.5톤 미만, 승차정원 8인 이하를 의미한다. 그리고 중형은 소형에서 인원만 한 명 추가한 9인 이하로 규정한다. 소비자들이 흔하게 구매하는 전기차가 자동차관리법에선 중형 또는 대형이지만 대기환경보전법에선 소형 승용으로 이름표를 바꾸는 셈이다.

그런데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에는 '저공해 자동차'라는 용어도 있다. 말 그대로 배출물질이 낮은 자동차인데 1종에는 전기차, 태양광차, 수소전기차가 명시됐고 2종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되 배출가스 적은 HEV가 포함된다. 그리고 3종은 내연기관으로 배출가스가 적은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로 규정한다.

자동차 구분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이다. 여기서 자동차는 BEV, 태양광 자동차, HEV, 수소전기차를 의미한다. HEV만 제외하면 환경친화적 자동차와 저공해 자동차는 정확히 일치한다. 그렇다면 법적 의미에서 '저공해 자동차'와 '환경친화적 자동차'를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 이때 HEV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에서 배제돼야 하는데 실제 내연기관 기반이어서 유럽에선 친환경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HEV 또한 100% 기름 에너지에 의존하는 만큼 '친환경'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적지 않아서다.

용어도 다르고 체계도 복잡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그저 '자동차'로 인식한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해 세부적 분류로 들어가면 동일 의미의 법적 단어가 따로 국밥처럼 적용돼 혼란이 가중된다. 따라서 오래 전부터 대기환경보전법,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촉진법, 그리고 자동차관리법 분류를 에너지, 크기, 탑승인원, 중량에 따라 통합시키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그럼에도 할 수 있다면 바꾸는 게 중요하고, 환경친화적 자동차와 저공해 자동차 1종을 하나의 용어로 대체할 적정한 단어를 찾는 게 시작이다. 저공해와 친환경 이미지를 모두 아우르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흔하고 쉽게 사용하는 단어를 선택하자는 제안이다. 그리고 필요하면 국민제안 공모전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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