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진출 전략과 세금 논란 배경 공개기술 특허·사업 구조 루머에 전면 반박남은 현안은 실적 가시화와 신뢰 회복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 내내 사실상 시장에서 그간 제기됐던 의혹 해명에 초점을 맞췄다.
"블록딜 계획, 세금 납부 위한 의도"
전 대표는 "저는 오늘 오전 최근 공시됐던 2500억 원 규모의 블록딜 계획을 전격 취소했음을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밝힌다"며 "성실한 납세 의무를 이행하려 했던 저의 순수한 의도가 악의적인 프레임에 갇혀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풀려고 한 의문은 세금 규모와 블록딜 배경이었다. 전 대표는 본인과 배우자가 부담해야 할 총 세원을 약 2335억원이라고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1차 납부에 사용한 주식담보대출 원리금 390억원, 잔여 증여세 1240억원, 지분 매각 시 발생하는 양도세 등 705억원을 합친 수치라는 설명이다. 2500억원 블록딜과의 차액 약 165억원에 대해선 "주가가 어떻게 될지 변동성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라며 잔액이 남으면 "전액 회사 주식을 재매입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전 대표는 "시장 모르게 매각하는 소위 깜깜이 방식 말고 가장 투명하게 예정 공시하여 블록딜을 진행하려고 했던 것"이라고도 했다. 적어도 블록딜 규모가 단순 고점 마도를 통한 현금화가 아니라 세금, 양도세, 주가 변동성 대응까지 감안한 계산이었다는 점은 이날 설명으로 일정 부분 윤곽이 드러났다.
"S-PASS, 실체 있다"
기술 실체를 둘러싼 의문에는 더 강력한 어조로 맞섰다. 전 대표는 온라인과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S-PASS 기술은 가짜다. 특허도 없고 오럴 세마글루타이드는 제네릭이지만 대규모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루머가 퍼지고 있다고 소개한 뒤, 미국 FDA 제출 문서와 EMA 임상 신청 서류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FDA는 실체가 없거나 논리가 안 되는 말도 안 되는 서류에는 아예 응답조차 안 한다"라며 "보건 당국은 거짓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계약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서도 사업 모델부터 다시 설명했다. 전 대표는 "우리는 독자적인 기술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해서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제품 공급 기반의 제약사지, 기술 수출 회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삼천당한테 마일스톤은 제품 개발 비용의 일부를 단계별로 쪼개서 지불하는 약간의 착수금"이라며 "계약의 핵심은 마일스톤이 아니라 제품 공급"이라고 선을 그었다. 파트너사가 제출한 매출 예상치의 50%를 2년 연속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트너사·특허 정보 비공개, 전략적 결정"
파트너사와 특허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거래소 공시 규정과 전략적 비공개를 함께 들었다. 전 대표는 품목 허가 전 미래 매출 추정치를 공시문에 적을 수 없는 규정상 한계가 있고, 오리지널사의 방어 전략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특허와 개발 정보를 조기에 노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공개는 숨기려는 게 아니고, 이기기 위한 전략"이라며 "오리지널사의 제형 특허를 완벽히 회피해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제네릭' 생동성 시험만 진행, 확답 받았다"
다만 간담회가 모든 의문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아니다. 일차적으로는 세금 해법의 설득력이다. 전 대표는 "연간 수십억 원의 이자를 내야 되는 상황"이라며 "세금을 빨리 내고 싶은 것은 맞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부연납 등 분할납부 시나리오와 비교해 왜 블록딜이라는 일괄 해법을 먼저 택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수치 설명은 이날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시장이 세금 문제 자체보다 왜 그 방식이어야 했는지를 계속 묻는 이유다.
또 다른 남은 과제는 실적 가시성이다. 전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약속드렸던 하반기 글로벌 성과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 치의 오차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라며 "약속을 하나하나 숫자와 결과로 찍어내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에서 공개된 자료에도 S-PASS 특허와 제네릭 임상 진행 관련 의문은 남았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에서 집중적으로 질문이 쏟아진 부분도 이 대목이었다.
현장에서는 연내 추가 계약 추진 상황과 함께 미국 파트너사와 맺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계약의 9 대1 이익배분 구조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또 FDA 제출 자료가 정말 '제네릭 트랙'과 생물학적동등성 시험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연달아 질문이 나왔다.
회사 측은 9 대1 구조의 배경으로 특허 회피력과 원가 경쟁력을 들었다. 질의응답에 나선 전 대표는 "결국은 삼천당의 경구형 세마글루타이드는 스낵 프리(SNAC Free)라는 특허 회피 역량과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 이 원료 단가가 아무리 싸게 잡아도 100불에서 한 200불 그램당 형성이 돼 있는데, 삼천당은 전 세계 최저가인 그램당 20불 수준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라며 "이 9대1이라는 이런 좀 파격적인 조건에서도 여전히 파트너사도 충분히 높은 수익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내 추가 계약과 관련해서는 경구용 인슐린의 경우 5월 내 임상 승인, 하반기 임상 결과를 계기로 글로벌 당뇨 특화 제약사와 협의가 빨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가장 팽팽했던 대목은 FDA 제네릭 절차를 둘러싼 설명이었다. 현장에서 회사가 공개한 자료가 '제네릭 개발이 가능한지 FDA 제네릭의약품국에 미팅을 요청하는 메일'로 보인다며, 정말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만으로 되는지 확답을 받은 것인지 따져 묻자 회사 측은 "가이드라인에 나와 있는데,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FDA에서 이게 안다(ANDA)가 아니면 안다 트랙 말고 다른 트랙을 타라고 한다"며 현재 자료가 ANDA 절차에 따라 검토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후속 답변에서는 다소 결이 달랐다. 추가 설명에 나선 회사 측은 "미팅을 통해서 이제 레터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레터를 받으면 기사를 통해서든 공시를 통해서든 이 제품이 제네릭으로 명확하게 분류가 되고 제네릭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임상이 아니라 생동성만 진행하면 된다고 하는 내용을 충분히 원하는 만큼 다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회사가 ANDA 트랙 진입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최종적인 확인 문서는 아직 공개 전이라는 점도 동시에 드러난 셈이다.
PK 데이터와 특허 보호 방식도 추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회사 측은 경구용 인슐린의 PK 데이터는 과거 NDR 자료와 휴먼 파일럿 스터디에서 이미 일부 공개했고, 향후 다시 정리해 공개할 수 있도록 IR 부서와 상의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S-PASS 보호 전략은 플랫폼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제품별 조성, 부형제 조합, 적용 물질 특허로 방어하는 구조라는 점을 시사했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제네릭 접근을 위해 기존 공정과 최대한 유사한 안전 물질을 선별했고, 대신 고생체이용률을 활용한 위클리 타블렛 등은 별도 확장 전략으로 가져간다는 설명도 내놨다.
이날 간담회에서 계약 구조와 기술 실체가 설명됐다고 해도, 시장에서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은 서면 문서와 숫자다. FDA 측 레터, 추가 글로벌 공급 계약, 경구용 인슐린 임상 진척, PK 데이터 공개, 실제 수익성 개선 등이 이어져야 이번 해명이 시장 신뢰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뢰 회복도 시스템 개선으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전 대표도 소통 부재를 인정했다. 그는 "지난 10년 오직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만 미친 듯이 몰두했다"라면서 "시장의 궁금증에 제때 답해 드리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전략적 보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직접 뛰며 소통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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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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