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HS효성, 60년 '오너 경영' 깼다... 김규영 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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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 60년 '오너 경영' 깼다... 김규영 회장 취임

등록 2026.04.01 16:15

고지혜

  기자

공장장 출신 50년 효성맨... 전문경영인 체제 가속조현상 부회장 "성과 있다면 오너보다 높은 자리"소유와 경영 분리하는 거버넌스 혁신의 신호탄

김규영 HS효성 회장. 사진제공=HS효성김규영 HS효성 회장. 사진제공=HS효성

HS효성이 창립 60년 만에 오너 경영의 성역을 허물고 사상 첫 '전문경영인 회장' 시대를 선언했다. 기술과 현장에 뿌리를 둔 50년 '효성맨' 김규영 회장의 등판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한국형 거버넌스 혁신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HS효성은 김규영 회장의 취임을 공식 발표했다. 효성 60년 역사상 비(非)오너 출신이 회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존 오너 중심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성과 성과 기반의 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거버넌스를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사업 환경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의사결정의 전문성과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이번 결정에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인사 철학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부회장은 평소 "역량과 성과가 있다면 오너보다 높은 자리에도 올라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단순한 '전문경영인 기용'을 넘어, 오너 중심 구조에서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규영 회장은 1972년 동양나이론 입사 이후 50년 이상 효성에 몸담은 대표적인 '효성맨'이다. 섬유공학 전공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생산 현장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울산·언양·안양 등 주요 사업장의 공장장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았고, 이후 섬유PG CTO, 효성 기술원장 등을 맡아 그룹 기술 전략을 총괄했다.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핵심 제품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했다.

중국 총괄 사장을 역임하며 글로벌 사업을 이끈 경험도 갖추고 있다. 2017년부터는 ㈜효성 대표이사로서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며 수익 구조 안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과 사업, 글로벌 경험을 두루 갖춘 '현장형 경영자'라는 점이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주사 체제 안정화 이후 그룹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조현상 부회장은 그룹 전반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김 회장은 운영과 실행을 책임지는 역할 분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전략-집행 분리' 구조를 통해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HS효성은 기술 중심 경영 기조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LG화학 기술원장 출신 노기수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기술 경쟁력 중심의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술과 성과를 축으로 한 이중 축 리더십"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비오너 출신 회장 선임은 상징성이 큰 결정"이라며 "견제와 균형에 기반한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을 실험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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