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MBK·영풍, 고려아연 신규이사 '6인 선임' 왜?···안건 놓고 진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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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고려아연 신규이사 '6인 선임' 왜?···안건 놓고 진정성 논란

등록 2026.03.06 13:02

신지훈

  기자

MBK·영풍, 이사 선임·주주 충실의무 등 안건 충돌법 개정 대응 미흡 지적···임시주총 비용 논란 확대주주제안 일관성 부족 지적, 경영 안정성 우려 대두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고려아연 주주총회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양측의 힘겨루기가 한층 격화되고 있다. 특히 주총 안건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지며 표 대결을 앞둔 신경전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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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고려아연 주주총회 3주 앞두고 경영권 분쟁 격화

MBK파트너스·영풍과 고려아연 간 표 대결, 주주제안 공방 치열

지배구조·주주가치 명분 내세우나 실제 제안과 괴리 지적

핵심 쟁점

이사 선임 규모 두고 MBK·영풍 6명, 고려아연 5명 주장

이사회 정원 19명 꽉 차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 어려움 예상

6명 선임 땐 임시주총 추가 개최 등 비용 부담 우려

주주제안 논란

이사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두고 MBK·영풍-고려아연 입장차

상법상 경영 유연성 저해, 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제기

MBK·영풍, 과거 반대했던 안건 다시 제안하며 일관성 부족 비판

숫자 읽기

고려아연 주가, 크루서블 프로젝트 발표 전 151만8000원

발표 후 205만원까지 상승

미국 제련소 건설 계획이 기업가치 재평가 촉진

법적 쟁점

MBK·영풍 인사, 이사회 비밀 외부 유출 논란

상법상 이사·감사의 비밀준수 의무 위반 소지 제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회사 운영 안정성 훼손 우려

홈플러스 사태와 차입매수·사기 의혹 수사 등으로 경영 능력 논란에 휩싸인 MBK파트너스와 통합환경허가 미이행 문제로 환경 논란을 겪고 있는 영풍은 주주제안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MBK·영풍 측은 '지배구조 선진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제안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구호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을 상대로 ▲이사 6명 선임 ▲집행임원제 도입 ▲10분의 1 액면분할 ▲임의적립금의 미처분이익잉여금 전환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이사회 의장의 주주총회 의장 선임(임시의장 선임)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안건은 이사 선임 규모다. MBK·영풍 측은 6명을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고려아연은 5명 선임안을 제시했다.

MBK·영풍 측이 6명을 주장하는 근거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가 6명이라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안이 지난해 개정된 상법에 따른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를 고려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고려아연 정관상 이사 수 상한은 19명이며, 이미 이사회는 정원인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6명을 모두 다시 선임할 경우 이사회 정원이 그대로 유지돼 오는 9월부터 적용되는 분리선출 감사위원 추가 선임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려야 하지만, 이사회 정원이 가득 차 있는 상황에서는 이를 반영할 자리가 없게 된다. 이 경우 회사는 법 개정 취지에 맞는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 별도의 임시주주총회를 다시 열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다수 상장사가 이번 정기 주총에서 감사위원을 선제적으로 선임해 제도 변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이번에 고려아연이 분리선출해야 하는 감사위원 2명을 갖추지 못하게 되면 회사 측은 차후 임시주주총회까지 개최해야 하는 추가비용 등 부담까지 더해진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임시주총을 또 열게 하고, 회사 측이 법 위반 상태에 놓이는 부담을 지게 하겠다는 MBK·영풍 측의 꼼수가 숨어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평가한다.

또 다른 논란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안건이다. MBK·영풍 측은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정관에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상법 취지와 맞지 않는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상법은 경영상 필요에 따라 전략적 투자 유치 등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하고 있는데, 해당 조항이 정관에 명문화될 경우 일부 주주의 반대만으로 투자 추진이 제약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특히 전략적 투자나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조달이 막힐 경우 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는 "자칫 기업의 성장 전략 자체를 제한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MBK·영풍 측은 지난해 고려아연이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계획인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발표했을 당시에도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프로젝트에는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핵심 전제 조건인 미국 정부 및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가처분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제련소 건설 계획이 발표된 이후 고려아연 기업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고려아연 주가는 크루서블 프로젝트 발표 직전인 지난해 12월 12일 종가 151만8000원에서 지난달 26일 205만원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MBK·영풍 측의 주주제안이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집행임원제 도입을 직접 제안해 놓고도 주총 당일 반대 입장으로 돌아서며 안건이 부결됐다. 또 고려아연이 제안해 가결된 10분의 1 액면분할에 대해서는 법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시행을 막았고, 해당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스로 반대했던 안건을 불과 1년 만에 다시 제안하는 모습은 논리적 일관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회사 운영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MBK·영풍 측 인사들의 행보를 둘러싼 법적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열린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석한 MBK·영풍 측 인사들이 회사 공시 이전에 회의 핵심 내용을 보도자료 형태로 외부에 배포했다는 것이다.

이는 상법 제382조의4에서 규정한 '이사 및 감사의 비밀준수 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조항은 이사가 재임 중은 물론 퇴임 이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회사의 영업상 비밀을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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